최신폰폰테크 [경제직필]사회 곳곳에 윤석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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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3대 특검법’이 정쟁이라고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3대 특검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윤석열”에게 책임을 묻는 작업이며 이는 중장기 경제성장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반좌파·반진보 담론을 주도하는 인물로 벤 셔피로가 있다. 그의 대표적인 구호는 “당신이 기분이 나쁘든 말든, 사실은 사실이다(Facts don’t care about your feelings)”라는 것이다. 이 구호는 진보 진영의 감정 중심 주장이나 정치적 올바름 담론에 대한 정면 비판이다. 아마도 한국 정치에서 초기의 이준석이 이걸 롤모델로 삼지 않았나 싶은데 이런 노선은 비판받을 것도 많지만 나름의 장점도 있다.
그럼 윤석열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는 “사실이 무엇이든 난 내 기분대로 한다(My feelings don’t care about facts)”이다. 논리와 사실을 배제한 감정과 음모의 노선은 장점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경제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실이 무엇이든 내 기분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는 점이며, 그들 중 다수가 엘리트라는 사실이다. 최근 거짓, 저속함, 격분이 넘치는 극우 유튜브 생태계를 추적한 보도들을 보면, 이들 상당수가 조선일보, KBS, MBC 등 기성 언론 출신이다. 이는 매우 위험한 징후다. 엘리트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이 정책결정자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장기적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 존재하는 셈이다.
다론 아제모을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정책결정자가 설계하는 제도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증명했고, 이 공로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정책결정자가 공공 자원을 사익을 위해 사용하는 일은 결코 드물지 않으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국가는 필연적으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비추어보면, 지금의 한국은 매우 불안하다. 사회 곳곳에 윤석열이 남아 있는 한, 우리는 중장기적으로 쇠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경로를 통해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가? 이를 가늠하려면 먼저, “사실이 무엇이든 내 기분대로 행동하는” 엘리트들의 정체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한 변호사는 내란 혐의 재판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은 ‘이건 100% 무죄다’ ‘증인들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사회 곳곳에 있는 윤석열”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다. 이러한 유형의 엘리트들은 자기애가 충만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민중의 편에 선 계몽자이자 피해자로 여긴다.
기득권자이자 동시에, 기득권에 맞서는 ‘투사’로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이 모순된 자의식은 공공 자원의 사적 유용조차 ‘정의’로 포장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된다. 이런 인식 구조를 염두에 두면, 경호처의 사병화 논란이나 텅 빈 대통령실 사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은 거대한 적에 맞서 방어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방어가 실상은 공공 자원의 사적 전용이라는 점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추경을 추진하자 일부에서 또다시 국가 재정을 파탄 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부가 편성한 20조원 규모의 추경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약 25조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나는 되묻고 싶다. “사회 곳곳에 있는 윤석열”이 국가 자원을 사적으로 유용할 경우 한국의 국내총생산은 과연 어떻게 될까?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생각해보자. 하루짜리 계엄으로 인해 국내총생산의 1%는 족히 날렸을 것이다. 교육 예산이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로 흘러가고, ‘리박스쿨’이 한국 사회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의 정신을 피폐하게 한다면, 지금은 작아 보일지 몰라도, 20조원쯤은 금세 사라진다. 국가는 그렇게 무너져간다. “사회 곳곳의 윤석열”은 경제성장의 장애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대한 군사 개입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유럽 정상들은 ‘불가피한 개입’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실수’ 등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았다. 유럽 주요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긴장 완화는 필요하지만 이란 핵 개발에는 반대한다’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여왔다. 유럽이 이번 국면에서 사실상 아무런 외교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이스라엘이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는 더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습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이란 정권의 테러를 몇 달, 몇 년 더 봐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란 정권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준비가 됐다면 군사 개입이 더는 필요 없다”면서도 “그렇지 않으면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한 파괴가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의 군사 개입을 촉구한 것이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군사적 수단으로 이란 정권을 교체하려는 시도는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03년 이라크에서 일어난 일, 지난 10년간 리비아에서 일어난 일이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보는 사람이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라크는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후 치안이 불안정해지면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키우는 무대가 됐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축출된 후 10년 넘게 정치 공백과 내전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들 국가 사례를 강조하며 “미국이 모두를 협상 테이블로 불러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이날 “미국이 개입하면 중동 지역을 더 광범위한 분쟁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최선책은 외교적 해법이며 유럽은 필요한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확전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선제공격을 비난하지는 않는 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우려하던 차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것이 내심 반가우면서도 이스라엘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사태를 확대할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유럽이 미군 개입 여부와 관련해 서로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부르쿠 오즈첼릭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도 이란 핵 문제에선 이스라엘의 동맹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이스라엘이 너무 멀리 나가거나 너무 빠르고 강하게 (이란을) 압박한다면 유럽의 지지는 약해질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이란 체제 붕괴에 따른 역내 혼란으로 이어진다면 유럽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럽이 이번 국면에선 영향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은 역사의 방관자로 남아 공동성명과 선언을 작성하는 데 능숙하지만 실질적인 사건은 파괴적인 힘을 휘두를 준비가 된 일방주의자들이 만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서 조기 귀국한 것은 다자주의뿐 아니라 유럽의 존재감 부재를 부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G7 정상들이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촉구하며 발표한 공동성명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동참을 설득하기 위해 이란을 더 비난하는 쪽으로 문구가 수정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후 이란 측과 접촉해온 유럽의 한 외교관은 “(유럽은) 논의에 끼지도 못했고, 당연히 동의한 적도 없는 미·이스라엘의 전략에 관한 메시지를 이란에 전달하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을 꼽으라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많이 지목할 것이다. 이 그림이 걸려 있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언제나 북새통이다. 관람객의 80%가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라니 그럴 만도 하다.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걸작이란 오명도 함께 갖고 있다. 길게 늘어선 줄에 차분한 감상은 꿈도 못 꾸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통 보안으로 모나리자가 벽에 걸린 우표처럼 보인다는 비아냥까지 쏟아진다.
루브르 박물관도 고민이 많은 듯하다. 박물관은 1989년 대규모 개조 공사를 했다. 최대 450만명의 방문객을 수용하도록 설계됐는데, 지난해 방문객은 870만명에 달한다. 박물관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두 배에 이른 것이다. 그에 비해 시설과 인력에 대한 투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16일(현지시간) 직원들의 갑작스러운 파업으로 박물관을 임시 폐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루브르 박물관 문제 해결을 위한 10년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들에게 가닿지 않은 것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주요 관광 도시에서 과잉 관광 반대 시위가 펼쳐지고 있다. 관광객은 부를 안겨주는 황금알이지만, 이 북새통 혼란을 그대로 뒀다가는 정작 거위를 죽게 할 수도 있다. 뭐든지 도가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다.
과잉 관광은 관광객 입장에서도 여행을 즐기기 힘들게 하는 요소다. 마크롱 대통령의 계획대로, 루브르를 고쳐서 모나리자가 단독 방에 걸린다 한들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위대한 작품을 보려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겠지만, 박물관으로선 관리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할 시점인 건 분명하다. 근본적으로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는 관람 문화를 바꿀 필요도 있겠다. 언제부턴가 명작 감상은 단 몇초 만에 해치우고 인증샷만 찍고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루브르까지 가서 모나리자를 안 보고 오는 만용을 부려보면 어떤가. 유명 작품 하나에만 집착하기보다는 내 눈길을 끄는 작품에 몰입해보는 것이다. 루브르엔 모나리자 말고도 우리 안목을 키워줄 보석 같은 작품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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