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폰테크 당신의 ‘발목 잡는’ 양말과 이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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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에게 양말은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수단이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OOTD’(오늘의 착장)를 올리며 ‘#양말스타그램’ 해시태그로 힙한 디자인의 양말을 강조한 데일리룩을 과시한다. 양말 코디법을 다루는 패션 콘텐츠 역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신발과 바짓단 속에 숨겨져 땀 흡수하는 역할에 머물렀던 양말이 이제는 스타일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패션 아이템으로 격상된 것이다.
얼마 전 유명 의류 브랜드가 개최한 2025 F/W 패션위크 현장에서도 양말은 ‘신스틸러’였다. 발렌티노, 샤넬 등은 스팽글·니트·시스루 양말을 구두와 과감하게 매치하며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국내외 스타들도 크리스털 장식이나 네온 컬러 양말로 개성을 드러내며 ‘발끝 패션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양말 시장은 2030년 약 83억70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소모품을 넘어 패션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로 올라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국내에서도 양말 전문 브랜드들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히그’ ‘굿마더신드롬’ ‘세컨 팔레트’ ‘아이헤이트먼데이’ ‘삭스어필’ 등은 각기 고급스러움, 컬러 감각, 위트 있는 디자인 등으로 주목받는 브랜드다.
유통 환경 역시 변했다. 한때 마트에서 5개 묶음으로 판매되던 양말은 이제 온·오프라인의 단독 상품이 됐다. 29CM, 지그재그 등 온라인 플랫폼에는 양말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스토어가 입점했고, 오프라인 편집숍에서도 차별화된 양말 쇼핑 경험을 제안한다. 서울 종로구 서촌의 ‘삭스타즈’는 감성적이고 개성 넘치는 양말 컬렉션으로, 연희동의 ‘더블실린더 삭스샵’은 소재와 색감을 계절별로 큐레이팅해 양말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선경 패션 MD는 “큰 지출 없이도 확실한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점이, 고물가 시대 양말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켰다”며 “패션에 대한 취향과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요즘 소비자들에게 양말은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사치이자 스타일링 실험 도구”라 분석했다.
길고 짧음은 세대 차이?
나아가 양말은 세대 감수성을 가르는 지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세대 간 양말 선호도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팟캐스터 피비 파슨스가 “발목 양말은 나이를 알 수 있는 증거”라고 주장하며 SNS상에서 벌어지는 논쟁을 취재한 기사였다. 피비는 “Z세대는 발목을 덮는 길이의 양말을 즐겨 신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발목까지 또는 그보다 아래 길이의 양말을 신는다”고 했다.
세대별로 갈리는 취향은 양말이 소모품을 넘어 시대의 미감과 감각을 입은 패션 언어로 진화해온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양말은 신발 속에 숨겨야 할 존재였다. 눈에 띄지 않는 흰색 양말이 미덕으로 여겨졌고, 맥시스커트나 플랫 슈즈 같은 아이템들이 유행하며 양말은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거나 드러내는 것이 어색한 존재로 취급됐다. 발목 양말도 마찬가지였다. 디자인에 소소한 변화를 주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신발 안에 감춰지는 것이 전제였다.
스트리트 패션과 애슬레저가 유행하면서 양말은 서서히 ‘숨기는 것’에서 ‘드러내는 것’으로 변모했다. 2010년 이후 중목 양말은 스니커즈나 샌들과 함께 어울리며 독립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브랜드 로고가 크게 들어간 흰색 스포츠 양말, 강렬한 색채와 패턴의 양말도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호불호가 엇갈리는 ‘양말+슬리퍼’의 조합은 해외 셀럽들과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즐겨 선보이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2020년대의 양말은 주체적인 패션 언어이자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크루삭스, 하이삭스, 앵클삭스처럼 길이와 소재, 무늬에 따라 변주를 주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특히 펌프스에 흰 양말, 샌들이나 슬리퍼에 반투명 양말과 같이 과거에는 ‘촌스러움’으로 인식되던 스타일이 복고적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감각적인 스타일’로 재조명되고 있다.
김해린 패션 칼럼니스트는 “양말은 하의 실종 룩이나 젠더리스 스타일처럼 기존 패션 문법을 재해석하는 장면에서 더 자주, 더 과감하게 등장할 것”이라며 “양말 한 켤레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흰 양말에 로퍼, 그다음은?
<아무튼, 양말>의 구달 작가는 “나의 계절은 언제나 발목부터 온다. 어린이날 즈음 개시하는 첫 냉면처럼, 코끝이 시리다 싶을 때 길거리에서 마주친 반가운 붕어빵처럼, 새 계절을 맞으며 제철 양말을 선보이는 일은 늘 즐겁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여름을 빛낼 ‘제철 양말’은 무엇일까.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여름에도 긴 양말을 신거나 샌들 위 양말을 신는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시스루, 레이스, 니트 등 다양한 소재의 장목 양말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일링에 활기를 더하고 싶다면 다음 양말 코디법에 주목해보자. 단정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무채색 옷차림에 원색 장목 양말을 매치하거나 깔끔한 운동화에는 레터링 양말을 신는 것을 추천한다. 단정한 구두에는 스트라이프 양말을, 플랫 슈즈에는 레이스 양말을 더하면 고풍스러우면서도 유쾌한 포인트가 된다.
과감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양말과 신발 색을 일부러 어긋나게 매치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회색 운동화에 오렌지 양말, 민트색 양말에 브라운 로퍼처럼 겉보기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들이 의외의 시너지를 낸다.
양말 연출법의 열쇠는 ‘완벽한 조화’가 아니라 ‘느슨한 어긋남’이다. 양말 한 켤레가 만들어내는 작은 차이가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개성 표현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여름은 전체 스타일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 같은 발끝 반란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기업회생절차를 밟고있는 홈플러스가 ‘새 주인’ 찾기를 본격화한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최근 국회를 찾아 인가 전 인수·합병(M&A)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M&A에 나서는 인수자가 없을 경우 홈플러스는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서울회생법원은 20일 홈플러스 인가 전 M&A 신청을 허가한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인가 전 M&A를 통해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을 조기변제하고 채무자 회사의 채권자·근로자 등 이해관계인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법원이 조사위원으로 지정한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12일 홈플러스의 청산가치(3조7000억원)가 계속기업가치(2조5000억원)보다 더 높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홈플러스는 이에 따라 매각주간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매각은 신주인수 방식으로 진행되며, 원활한 매각을 돕기 위해 MBK는 보유하고 있는 2조5000억원 상당의 보통주를 모두 무상소각 하기로 했다. 인수자금은 모두 홈플러스로 유입된다.
홈플러스는 법원 승인 직후 자료를 내고 “향후 매각 진행 시 분할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MBK는 최근 김 회장이 국회를 찾아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1조원 사재 출연을 거부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해명했다.
MBK는 이날 자료를 내고 “김 회장의 국회 정무위 의원들과의 미팅과 관련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됐다”고 밝혔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 일부 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에서 1조원 사재 출연을 거부했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국회 관계자가 ‘MBK가 2015년 홈플러스 인수 시 연간 8000억원에 이르는 상각전영업이익을 배당 등으로 가져가지 않고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던 내용을 ‘인수 시 1조원 사재출연’으로 잘못 이해하고 문의했다”면서 “회사 발전을 위해 자본적 지출(Capex) 투자 등 지난 10년 간 1조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다고 오해를 바로 잡고 설명 드린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팅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1조원 사재를 출연할 것인가라는 문의 또는 요구는 없었으며 김 회장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12·3 불법계엄 과정에서 발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법 지시를 폭로해 온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6개월간 내란 혐의 수사에서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의혹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특히 특별검사 수사팀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동기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앞서 “사초를 쓰는 자세로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힌 조은석 내란 특검도 이 부분을 밝혀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16일 경향신문과 만나 “합참(합동참모본부)과 방첩사(국군방첩사령부), 드론사(드론작전사령부), 지작사(지상작전사령부) 네 곳이 계엄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중 드론사는 외환유치(외국과 모의해 국내 전쟁을 유발하려 하는 행위) 의혹과 연결돼 있다. 지난해 10월11일 북한 외무성은 남한발 무인기가 10월3일, 9일, 10일 밤 평양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뿌렸다고 발표했다. 군은 이에 대해 “사실 일체를 설명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일각에서는 12·3 불법 계엄 두 달 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북한의 군사 도발을 의도적으로 유발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불법계엄의 ‘기획자’로 지목된 퇴역 군인 노상원씨의 수첩에서도 ‘NLL(북방한계선)에서 군사 북한 공격 유도’ ‘오물 풍선’ 등 북한 도발 유도설 관련 내용이 적힌 점 역시 의혹을 키웠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6개월간 불법계엄 수사를 이어갔지만 외환유치 의혹 수사는 사실상 거의 하지 않은 상태다.
곽 전 사령관은 외환유치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자신에게 오물풍선 상황과 관련해 ‘원점을 타격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을 들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1월14일 국회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0월 김용현 전 장관이 ‘북한 오물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 합동참모본부 지통실(지휘통제실)에 직접 내려가서 지휘하겠다’고 저한테 비화폰을 통해서 말했다”고 증언했다.
특전사는 국지전에 바로 대응하는 부대가 아님에도 김 전 장관이 계엄 핵심 관련자였던 곽 전 사령관에게 미리 상황 공유를 하려고 이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곽 전 사령관은 “특전사는 전방에서 상황이 터져도 2~3시간 이후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부대”라며 “투입 명령은 합참의장이 내리지 특전사령관이 직접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합참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계엄’ 의혹과 연결된다. 앞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당시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 합참을 통해 특전사 예하 제7공수여단과 제13공수여단 병력을 출동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는 2차 계엄 의혹까지는 깊이 들어가지 않았다”며 합참 등을 상대로 해당 부대에 출동 지시를 내린 경위 등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작사 역시 불법계엄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있었으나 계엄 상황에서 부대를 출동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불법계엄 가담 혐의로 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계엄 한달 쯤 전인 지난해 11월5일 휴대전화 메모장에 ‘ㅈㅌㅅㅂ(지상작전사령관, 특수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방첩사령관) 4인은 각오하고 있음’이라는 메모를 적어놓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강호필 지작사령관도 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계엄을 반대할 각오가 돼 있다는 의미”라고 진술하며 이 메모가 자신을 포함해 강 사령관 등이 계엄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은 “여 전 사령관이 (검찰에서) 메모 해석을 반대로 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또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 선포 동기부터 다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과의 갈등이 깊어진 정치 상황 등을 계엄 선포 계기로 제시했다.
그러나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22대 총선 전부터 윤 전 대통령이 국정에 대해 비정상적인 인식을 하고 있었다며 집권 초기부터 장기집권 등 목표를 갖고 계엄을 기획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느끼기론 특전사령관 취임(2023년 11월) 당시부터 윤 전 대통령 머릿속엔 이미 반국가 세력과 종북 세력 구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사건을 수사하게 될 내란 특검 수사팀 역시 이런 점들에 집중해 원점에서부터 수사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조 특검은 특검에 임명되기 앞서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처음에 왜 계엄을 생각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검찰 공소장에 나온 대로 계엄 직전 윤 전 대통령의 국정 상황 인식을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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