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만난 노동부 장관 내정자, ‘주얼리 노동자’ 김정봉씨의 바람은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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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좀 봐주십시오!” 지난 24일 김영훈 장관 내정자가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던 길, 마침 노동청 앞에서 노숙농성중이던 김정봉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부지회장이 외쳤다. 김 부지회장은 “주얼리 제조 노동자들은 고용보험 의무 가입자임에도 70~80%가 미가입자”라며 “업체들이 근로기준법만 제대로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그는 ‘불법 사업장’이 방치되지 않도록 해달라며 노동부의 근로감독과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김 내정자는 “자료를 살펴보고 (노동부) 간부들과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고민해서 토론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지회장은 7년 전인 2018년 정의당 노동본부장이었던 장관 내정자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정의당과 노조는 함께 ‘화려한 귀금속 뒤의 갑질, 종로 귀금속 세공노동자 간담회’를 열었다. 노조는 그때도 귀금속 세공 노동자들이 화공약품에 노출되는 문제, 작은 사업장들이 노동법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문제를 호소했다. 김 부지회장은 “그때도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귀금속 세공 노동자인 김 부지회장은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해고됐다.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 지난 5월 원직복직 명령이 담긴 판정서를 수령했지만 회사가 폐업하면서 돌아갈 일터가 사라졌다. 회사 대표는 밤새 문서를 파쇄하고 기습 이사를 시도했다. 해고 노동자들과 연대 시민들이 이를 막아서 이사는 막을 수 있었지만 대표는 결국 며칠 후 폐업 신고를 마쳤다. 이후 노동자들에게 퇴직금도 주지 않은 채 해외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서울고용노동청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노조와 사업주 면담 자리를 주선하라는 요구에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김 부지회장은 귀금속 세공 노동자와 같은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겪는 부당해고, 근로기준법 미준수, 4대 보험 미가입 등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싸우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청산가리, 황산과 같은 화공약품이나 고온의 열을 다루며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25일 김 부지회장 등이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정부의 근로감독을 촉구하며 노숙농성을 시작한 지 13일째가 됐다. 김 부지회장은 전날 장관 내정자가 출근하는지 몰랐다고 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관 내정자가 올줄 알고 기다렸던 게 아니라 매일 오후 4시에 <전태일 평전> 읽기를 한다. 마침 내정자가 출근한다는 소식을 듣고 요구사항을 외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설문조사 결과 100개 넘는 사업장에서 고용보험 미가입 등 근로기준법을 어긴 사례가 나왔다. 김 부지회장이 바라는 것은 ‘복직’이나 ‘보상’이 아니다. 그는 “‘불법 사업장’이 방치되고 있으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작은 사업장들은 노동자들이 해결하기 어려우니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으로 나서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태조사가 시급하다고 했다. “업계가 노동법을 지킬 수 있게 조사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전수조사가 힘들면 귀금속 골목의 일정 블록을 설정해서라도 조사를 하면 실태가 나올 겁니다. 심각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는 <전태일 평전>에서 전태일이 ‘바보회’를 조직하고 동지들에게 근로기준법과 노동청의 역할을 이야기한 후 근로감독관을 찾아갔을 때 감독관의 무성의한 태도에 실망한 부분을 읽었다고 했다. “1969년도에 전태일 열사가 했던 이야기와 2025년 노동청의 대응이 너무 똑같습니다. 매일 읽을 때마다 내용을 아는데도 분노와 한탄의 감정들이 교차합니다.”
김씨는 장관 내정자를 만나고 난 뒤 SNS에 글을 올렸다.
“김영훈 장관 내정자는 기억하고 있을까? 2018년 주얼리 노조를 만들고 노조의 첫 간담회장에서 그를 만났다. ‘화려한 귀금속 뒤의 갑질’ 종로 귀금속 세공 노동자 간담회. 그때도 지금도 변한 것은 없다.”
노동계에서는 김영훈 장관 내정자가 서울 강남구 ‘노동부 강남지청’이 아니라 서울 중구의 ‘서울고용노동청’에 인사청문회 사무실을 차린 것도 기존과 다르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 노동계 인사는 “그동안 장관 내정자들은 사는 곳이 강남인 경우가 많아 강남지청에 베이스캠프를 둔 경우가 많았다”며 “(중구, 종로구 등에 많은)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의견을 듣기 싫어했던 이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구 명동 세종호텔 앞에는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이 고공농성 중이고 서울고용노동청에서는 금속노조 서울동부지역지회 주얼리분회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김 부지회장은 “노동자 출신 장관 내정자가 왔으니 ‘있는 노동법’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2018년 간담회도 함께 했었고 우리 업계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높으니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문제를 풀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조선 후기 사상가였던 윤휴(1617∼1680년)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대전시는 오는 27일 중구 안영동 효문화마을에서 대전역사문화 학술대회 ‘금기된 이름 윤휴’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윤휴는 조선 후기 대사헌(大司憲)과 우찬성(右贊成) 등 주요 관직을 거친 정치가이자 사상가다. 그는 예학(禮學)과 경세론(經世論)에 밝고, 유교 경전에 대한 독창적 해석으로 학문적 경지를 넓힌 실천적 지식인자 개혁가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그의 혁신적인 사상은 당대 보수적 성리학자들로부터 배척당하며 유학을 어지럽히는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지목돼 정치적 탄압을 받기도 했다.
윤휴는 젊은 시절 지금의 대전 서구 변동인 공주 유천에서 학문을 갈고 닦으며 당대의 석학으로 평가받는 우암 송시열 등과 학문적 교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묘소도 현재 대전 중구 사정동에 위치해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윤휴의 삶과 사상을 다각도로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시 학맥을 통해 본 윤휴의 인적 네트워크와 경세론 등 그의 사상적 배경,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그에 대한 인식과 재평가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뤄진다. 학술대회는 ‘대전광역시사편찬위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
전일홍 대전시 문화예술국장은 “윤휴는 시대를 앞선 사상으로 조선 후기 학문과 정치에 도전했던 혁신가였다”며 “지역 출신 사상가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을 함께 나누기 위해 학술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대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민 특검팀은 최근 김건희 특검법에 명시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의혹 등에 더해 고발사주 의혹이 수사대상에 포함되는지 검토했다. 특검팀은 앞서 관련 기관들과 협의하면서 김 여사와 관련해 수사해야 할 의혹 리스트를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검팀은 “현재로서는 위 사건은 법령상 수사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발사주 의혹 사건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4월 벌어졌다.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장)이 윤 당시 총장과 김 여사, 부산고검 차장이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범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대신 작성해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김웅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고발장에는 “김 여사는 불법적인 주가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없었고, 한 전 대표는 채널A 기자를 시켜 이모씨에게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진술하라고 설득한 사실이 없었다”며 “이들은 공모해 피해자 윤 전 대통령, 김 여사, 한 전 대표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건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2022년 5월 손 검사장만 재판에 넘겼다. 윤 전 대통령 부부 등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손 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손 검사장에게 고발장 작성을 지시한 검찰총장 등 상급자가 미래통합당을 통한 고발을 기획하고 고발장을 전달할 사람으로 김 전 의원을 선택한 다음 김 전 의원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고발사주 사건 배후일 가능성을 의심한 것이다. 이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씨는 항소심 판결 내용을 근거로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한 전 대표, 김 전 의원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다시 고발했고, 전날 공수처 조사를 받았다.
김건희 특검법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이 수사대상으로 명시돼 있고, ‘(이러한)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 또한 수사가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공수처는 특검 요청이 있을 경우 이 사건을 특검에 이첩할 방침이다.
4월 출생아수가 34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2만명대로 올라섰다. 결혼을 대체로 많이 하는 30대 초반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혼인도 같은 달 기준 6년 만에 가장 많았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4월 인구동향을 보면, 4월 출생아수는 2만717명으로 1년 전보다 1658명(8.7%) 늘었다. 4월 기준 1991년 4월(8.7%)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4월 기준 출생아수가 2만명대를 회복한 것은 3년 만이다. 제주 지역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1년 전보다 출생아 수가 늘었다.
4월 합계출산율도 0.79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06명 증가했다. 출생아수는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째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4월 누적 출생아수(8만5739명)는 1년 전보다 7.7% 많다. 지난해 9년 만에 출생아수 반등한 뒤로 올해도 현재까지 출생아수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행지표인 혼인도 증가세를 보여 당분간은 출생아수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출생이 감소하는 추세가 있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증가 흐름이 이어진다고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인구구조상 상대적으로 결혼을 많이 하는 30대 연령대가 많아진 것이 출생아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30대 초반인 1991~1995년생은 한해 70만명대로 태어나 ‘에코붐’ 세대로 불린다.
4월 혼인 건수는 1만8921건으로 1년 전보다 884건(4.9%)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 201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혼인 건수는 13개월 연속 전년대비 증가하고 있다. 다만 증가폭은 2월(14.3%), 3월(11.5%)보다 축소됐다. 전년도에 많이 증가한 기저효과의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올해 1~4월 누적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7.5% 많다.
이혼 건수는 7299건으로 1년 전보다 402건(5.2%) 줄었다.
4월 사망자 수는 2만8785명으로 1년 전보다 225명(0.8%) 증가했다. 인구는 4월 들어 8068명 자연 감소했다.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24일(현지시간) 휴전에 합의한 직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과 공습이 이어져 최소 29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중부 알아우다 병원의 의료진은 이스라엘군이 미국 구호단체 가자인도주의재단(GHF) 배급소 인근에 몰려든 군중에 총격을 가해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146명이 병원에 이송됐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한 주택을 공습해 10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현지 의료진들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지원하는 물자가 하마스 무장세력에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GHF를 통해서만 구호품을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GHF가 식량 배급소 운영을 시작한 이래 거의 매일 인근에서 총격과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GHF 식량 배급소로 몰려든 굶주린 주민들에게 이스라엘 군이 총격을 가해 최소 7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은 바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필립 라자리니 대표는 GHF를 두고 “죽음의 함정”이라고 비판했다.
가자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곳곳에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하는 전단을 투하하며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이 이란과 휴전에 합의한 후 가자지구가 다음 차례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주민들은 절망에 빠졌다. 가자시티에 사는 주민 아델 파루크(62)는 채팅앱을 통해 로이터통신에 보낸 메시지에서 “온 우주가 우리를 버렸다”면서 “헤즈볼라는 가자지구를 빼놓은 채 휴전 합의를 맺었고, 이란도 똑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자지구가 그 다음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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