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더 얇게”…LG이노텍, 반도체 기판용 혁신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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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기기 두께를 더 얇게 만들기 위해 경쟁 중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성능을 고도화하면서도 크기는 최소화하는 기술 수요가 늘고 있다.
코퍼 포스트 기술의 핵심은 반도체 기판과 메인보드를 연결할 때 구리 기둥을 활용하는 것이다.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칩, 전력 증폭기 등 전자부품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제품이다. 납땜용 구슬인 솔더볼을 통해 메인보드와 연결돼 전기신호를 주고받는다. 솔더볼을 촘촘히 배열할수록 더 많은 회로를 연결할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 성능 향상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기존에는 반도체 기판에 솔더볼을 직접 부착해 메인보드와 연결했다. 안정적인 접합을 위해 솔더볼 크기가 커야 했고, 구 모양 구조 때문에 넓은 공간을 차지했다. 간격이 좁으면 납땜 과정에서 녹은 솔더볼이 서로 달라붙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방식으로는 솔더볼 간격을 줄여 회로 집적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에 솔더볼을 직접 연결하는 대신 구리 기둥을 먼저 세우고 그 위에 솔더볼을 작게 얹는 방식을 시도했다. 기둥 구조를 통해 솔더볼의 면적과 크기를 최소화했다. 녹는점이 높은 구리를 사용해 고온 공정에서도 기둥 형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더욱 촘촘한 배열 설계가 가능해졌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과 동일한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크기는 20%가량 작은 반도체 기판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설계 자유도를 높이고 더욱 얇은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셈이다. LG이노텍은 “복잡하고 방대한 전기신호를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AI) 연산 등 스마트폰의 고사양 기능에도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구리는 납 대비 열전도율이 7배 이상 높아 반도체 패키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보다 빠르게 외부로 방출한다는 이점도 있다.
LG이노텍은 코퍼 포스트 기술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무선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 기판 1위 입지를 한층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6년 전통의 일본 덮밥 전문 체인점이 치솟은 쌀값 때문에 창업 이래 처음으로 면 메뉴를 출시했다.
산케이신문은 26일 소고기덮밥으로 유명한 체인점 ‘요시노야’가 ‘규타마 스태미나 마제소바’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규타마는 소고기와 계란을 뜻하고, 마제소바는 비벼 먹는 국수를 의미한다. 이는 기존의 소고기덮밥 요리에서 밥만 면으로 바꾼 것과 비슷하다.
1899년 창업한 덮밥 전문점 요시노야가 면 요리를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여름을 겨냥한 계절 메뉴로 출시하긴 했지만, 덮밥 외길만 걸어온 체인점이 면 요리로 눈을 돌린 것은 치솟은 쌀값과 무관치 않다.
나루세 데쓰야 요시노야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쌀, 소고기 등 식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이 쉽지 않다며 “새로운 장르(면)에 도전해 방문객 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최근 쌀 평균 소매가는 이른바 ‘반값 비축미’ 방출 등으로 4주 연속 하락해 5㎏이 3천920엔(약 3만6천840원)으로 집계됐으나, 여전히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8.3% 높았다.
요시노야를 자회사로 둔 요시노야홀딩스는 지난달 라면을 향후 성장 사업으로 삼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른 체인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국내외에 점포 약 200곳을 둔 덮밥 전문점 ‘전설의 스타돈야’는 지난달 8일 도쿄에 라면 식당을 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쌀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정으로 덮밥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측면이 생겼다”면서 “라면은 한 끼 기준으로 덮밥보다 100∼150엔(약 940~1410원) 정도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카레하우스 코코이치반야’를 운영하는 이치반야가 지난해 라면 가게를 인수하는 등 외식 산업에서 면 요리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뮤지컬 제작은 오랜 시간에 걸쳐 행성들이 제자리를 찾아 정렬되듯이 많은 행운과 노력들이 합쳐져야 기회가 오거든요. 늦은 나이에 뉴욕으로 건너간 이민자로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 순간을 견디다보니 한국인 극작가로서 처음으로 큰 기회도 얻은 것 같습니다”
지난 8일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에 오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집필한 박천휴 작가(42)는 24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라한 뉴욕 집 식탁 위에 토니상 트로피를 올려두고 아침을 먹었다. 여전히 신기하다”고 했다. 작품이 브로드웨이를 사로잡은 이유를 두고 “제가 알면 히트작을 계속 쓸 수 있을텐데 정말 모르겠다”면서도 “(작품을 함께 창작한) 윌 (애런슨)과 저는 한 글자 한 단어를 두고도 며칠 동안 싸울 정도로 치열하게 작업하는 편인데, 그러한 진심이 관객들이 보기에도 납득된 것 같다”고 했다.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 작가가 집필하고, 한국에서 초연되고, 한국을 배경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K-뮤지컬’의 쾌거로 상찬받았다. 박 작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K팝이 대명사가 된 정도로 K-뮤지컬이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진 않다”면서도 “다만 관객들이 ‘이 뮤지컬이 한국 뮤지컬이야’라는 얘기를 하고, 배우들이 무대 뒤편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밥 먹었어요’라고 한국어로 묻는데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 관객들이 자신들을 ‘헬퍼봇’이라고 부른 것처럼, 미국에서도 ‘반딧불이’라는 팬덤이 생기면서 화제가 됐다. 한국의 ‘회전문’ 관객처럼 미국에서도 재관람률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박 작가는 “미국 관객들 역시 (한국 관객들과) 같은 포인트에 웃고, 눈물을 흘린다는게 가장 인상깊었다”며 “미국 관객들은 (주인공인)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을 확인하거나 첫 키스를 하는 순간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등 물리적 표현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우란문화재단의 창작지원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어떻게 신진 창작자를 육성할 수 있을 지 관련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박 작가는 “한국을 떠나면 우리나라가 꽤 좋은 나라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한국의 창작지원제도도 잘 되어 있는 편”이라면서 “다만 한국 창작 뮤지컬 역사가 20~30년 정도로 짧다보니 창작자에 정산이나 로열티와 같은 보상은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애틀란타에서 작품의 트라이아웃 공연을 했을 당시 지역 연계 프로그램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는데, 한국도 지방 도시에서 창작자들이 작품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박 작가는 브로드웨이 공연의 성공 비결을 두고 ‘실패할 것으로 예측한 근거’들이 오히려 관객에게 참신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명한 원작 없는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 (주인공) 대런 크리스가 많이 알려진 배우이긴 하지만 공연계에서 티켓 파워가 있다기보다는 젊은 배우에 속했는데 그런 부분이 참신하게 다가간 거 같다”며 “또한 ‘미래의 한국에 로봇이 주인공이라고? 그런 거 누가 봐’라고 했는데, 공연이 잘 된 상태에서 생각해보면 되레 그것을 환호해주시는 분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한 박 작가는 화제가 됐던 “(작품과 달리) 저는 아직 싱글입니다”라는 수상 소감의 뒷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소감을 짧고 위트 있게 해야한다는 얘기를 듣고 준비하는데 문득 짜증이 났다”며 “저희(박천휴와 윌 애런슨)가 커플인줄 아는데 윌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고, 저만 싱글이다보니 마음에서 우러나와 ‘우리 커플 아니다, 싱글이다’라고 했는데 그렇게 파장이 커질 줄 몰랐다”고 했다.
박 작가는 이전부터 뉴욕과 서울로 오가는 생활 속에서 본인이 느끼는 이방인이란 정체성을 이야기해왔다. 그는 “<어쩌면 해피엔딩>, <고스트 베이커리>, <일 테노레>까지 쓰면서 저는 외로움에 천착하는 사람이구나 (깨달았다)”며 “작가로서 그것에 공감하고 위로가 되는 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수상 이후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축하 인사를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주목받았다. 당시 그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일 테노레>의 스토리를 얘기했다고 한다. 그는 수상 이후 국내에서 발표한 다른 작품들을 해외에서도 공연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아시아 배우 24명이 무대에 올라가는 1930년대 한국 배경의 뮤지컬이 허황된 거 아닐까 생각도 해요. 그런데 (19세기 시암을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왕과 나>가 있거든요. 동양인 배우라면 모두가 하고 싶어하는 공연 중 하나입니다. <일 테노레>를 링컨센터에 올려서 21세기 <왕과 나>처럼 만드는 게 죽기전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입니다.”
1960년대 북한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집행받은 고 오경무씨가 재심을 통해 58년 만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29일 확정했다. 오씨와 동생 경대씨는 1966년 이복 형 오경지씨를 따라서 북한으로 밀입국했다 돌아온 뒤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듬해 오씨는 사형을, 경대씨는 징역 15년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여동생 오모씨는 오빠가 간첩임을 알면서도 편의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2023년 10월 오씨와 여동생에 대한 재심에서 1심 법원은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해 적법한 조사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범행을 자백했다는 진술조서가 불법체포 등 가혹행위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진술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시대 상황 속에서 가족의 정에 이끌려 한 행위로 인해 가족 모두에게 가혹한 행위가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검찰은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지난해 8월 2심 역시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오씨)은 수십년간 떨어져 지낸 친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를 생각해 형을 자수시키기 위해 만나보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 가보고 싶다거나 북한을 이롭게 하려고 했다고 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이런 원심 판단에 무죄가 없다고 보고 검찰의 상고를 재차 기각했다. 동생 경대씨는 재심을 통해 2020년 1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1000명, 2000명의 관객을 놀라게 하는 연주보다는, 한 두명을 변화시키는 연주를 하는 편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한 분, 한 분에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듯한 연주를 하고 싶어요.”
프랑스 롱 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세현(18)은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연주는 자기를 버리고 음악을 섬길 때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프랑스 롱 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만장일치 1등상과 함께 청중상, 기자/평론가상 등을 받았다. 한국인 음악가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22년 이혁이 공동 1위에 오른 뒤 3년 만이다.
김세현은 “결과를 전혀 기대하지 않고 참가했는데 큰 상과 과분한 관심을 받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고 막중한 책임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롱 티보에 나가기 전에 파리를 한 번 갔다. 어둑어둑한 밤에 빛이 깔린 센강 강변을 걸었는데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면서 “파리란 도시에 이끌려 참가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 5월 유럽 전승 기념일엔 파리 개선문에서 쇼팽 녹턴을 연주했다. 7월 14일 프랑스 혁명기념일에는 파리 에펠탑 앞 마르스 광장에서 열리는 ‘르 콩세르 드 파리’ 무대에서 독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7월 23일에는 유럽 최대 규모 피아노 축제 중 하나인 ‘라 로크 당테롱 국제 피아노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 오른다.
우승 이후 국내 관객을 만나는 첫 무대는 오는 8월 5일 부산콘서트홀에 마련된다. 같은 달 8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또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인 워너클래식과 내년 봄 발매를 목표로 포레와 쇼팽 곡을 담은 데뷔 음반을 준비하고 있으며, 음반 발매 후 전국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외를 오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10대의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고 했다. “제가 잃는 만큼 음악이 채워준다고 생각해요. 물론 10대 때만 할 수 있는 경험도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세현은 201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해 2023년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와 청중상, 청소년 심사위원상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예원학교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하버드대학교와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복수 학위 프로그램 과정을 밟고 있다.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는 당 타이 손과 백혜선을 사사하며 피아노 연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는 영문학 학사과정을 밟고 있다. 김세현은 “글과 음악은 예술가가 아이디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표현 수단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며 “영문학 공부가 피아노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세현은 임윤찬(21)과도 닮았다. 임윤찬이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을 당시 김세현과 같은 18세였고, 김세현과 마찬가지로 콩쿠르 결선에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그는 임윤찬에 라이벌 의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라이벌 의식은 전혀 없고, 무척 존경하는 선배”라며 “미국 보스턴에서 (임윤찬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는 것을 들었는데, ‘이보다 더 잘 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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