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건설·제조 동반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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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여건도 악화되며 경기가 전월과 비슷한 정도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라는 평가를 유지한 것이다. 1차 추경이 집행되고 있음에도 올초부터 이어진 경기 둔화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KDI는 경기의 전반적인 생산 증가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봤다. 건설업 부진이 장기간 이어진 데다, 제조업도 미국 관세 등으로 자동차 대미 수출이 부진하며 조정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전산업 생산은 1년 전 보다 0.8% 줄어 넉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제조업 생산은 같은 기간 3.0% 줄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제품을 제외하고 부진해 미약한 성장세에 머무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관세 협상도 안갯속 국면이 이어지면서 수출기업 심리도 악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KDI는 “건설업 부진과 미국 관세인상이 지속적인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내수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부진한 가운데 미국 관세인상의 영향으로 수출이 낮은 증가세에 그쳤고, 통상 불확실성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건설투자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도 하방리스크로 꼽혔다. 5월 건설기성(실적)은 1년 전보다 20.8% 급감했다. 다만 건설수주와 건축착공 면적 회복세가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에 반영되면 향후 부진이 완만하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소비 심리 개선으로 내수가 하반기에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6월 소비자심리지수(108.7)는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낙관적인 수준으로 회복됐다. 새 정부 출범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2차 추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점차 완화하고 제2회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면 향후 소비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검찰 개혁 핵심으로 꼽히는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 “공감대가 이미 형성됐다”고 7일 말했다.
박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첫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같이 밝히며 “국민적 관점에서 경찰의 수사 시스템을 정비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기능이 분리되면 경찰 수사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수사력을 높이는 방안을 임기 중에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 본부장은 이어 “범죄에 강한 경찰이 되어야 한다”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각종 피싱 범죄와 마약 문제 대응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관련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단계”라며 “내부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수사 개시 단계에서부터 투명성을 보강하는 작업을 하는 등 개시·진행·종결 등 각 경찰 수사 단계에서 보완할 점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 수사 인력 양성과 팀 단위 수사 체계의 고도화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도 했다.
그는 “수사 인력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 교육을 강화하고 처우 개선을 통해 수사관들이 수사부서에 근무하는 것에 자긍심을 갖도록 할 것”이라며 “과오가 있는 직원들을 퇴출하는 것도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국무총리직에서 사퇴한 한덕수 전 총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박 본부장은 “광주경찰청으로 배당됐다”며 “관련자 조사가 시작됐고, 절차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3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인 뒤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는 “(사망한 피의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을 마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피의자가 사망했지만 사건의 동기나 경위를 밝히기 위해 계속 수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의·정 갈등에 대해 ‘신뢰 회복’과 의대생 복귀 환경 조성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의·정 대화가 빠르게 진전될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전공의 단체는 대정부 요구사항을 추리기 위한 내부 설문조사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바뀌면서 (의료계의) 불신 같은 것이 좀 완화된 것 같다”며 “일부 복귀도 이뤄졌고, 2학기에 가능하면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서 많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충분히 하고 또 적절하게 필요한 영역에서 타협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제일 자신 없는 분야가 의료 사태였다”고 말하면서도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했다.
의료계는 환영의 뜻을 보였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제야 진짜 대화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갈등으로 축소하지 않고, 의료시스템의 정상화와 수련 환경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실질적이고 책임 있는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정례 회견에서 “지금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여파는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며 “(각 의과대학도) 오늘 대통령께서 언급하신 바와 같이 복귀를 위한 대책을 같이 준비하자”고 말했다.
새롭게 꾸려진 대전협 비대위 지도부는 지난 2일부터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수련병원 복귀’를 위한 대정부 요구 조건을 조사하는 설문을 시작했다. 설문은 군 입대 전공의 및 입영 대기 상태의 전공의에 대한 수련의 연속성 보장, 의대생 24·25학번의 교육 문제 해결,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 방안 재검토 등 11개의 문항을 제시하고, 우선순위를 매겨달라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문제는 시간과 특혜 논란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늦어도 이달 말 안에는 복귀 방안이 나와야 하는데, 전공의 내부에서 요구 조건을 단일화하는 것만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생 복귀 역시 정부가 유급·제적 조치 철회 등을 해줄 경우 원칙을 훼손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냄새나고 물기 많은 생선상인들 “비닐 아니면 안 돼”
‘알아서 참여’ 관망한 윤 정부일상 속 실천까지 후퇴시켜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음식이 담긴 비닐봉지 7개를 양손에 들고 차로 향하던 조대성씨(53)는 기자가 “오늘이 세계 비닐봉지없는날”이라고 말하자 “비닐봉지없는날?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장을 보러 온 김상수씨(45)도 “처음 듣는 날”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없는날’(7월3일)은 2008년 스페인 환경단체 ‘가이아’의 제안으로 제정됐다.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한 상징적인 날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올해 안에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마련하고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내용의 비닐봉지없는날 기념 메시지를 올렸다.
그렇지만 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장바구니나 카트 안은 비닐봉지로 가득했다. 한 채소 가게에선 카트를 가져온 손님에게 비닐로 포장된 가지를 다시 비닐봉지에 담아 건넸다. 주부 윤모씨(67)의 장바구니도 비닐봉지에 개별 포장된 돼지고기, 감자, 견과류, 모둠전이 각각 담겨 있었다. 윤씨는 “장바구니를 가져와도 대부분 가게에서 먼저 비닐에 담아준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에서 비닐봉지 사용은 여전히 자연스럽고 일상적이다. 홍어무침 가게 직원 전모씨(54)는 “포장을 미리 해놔야 하는 테이크아웃 전문인데 종이봉투로는 물기나 냄새가 새기 쉬워 불편하다”며 “너무 당연하게 써서 죄책감도 별로 없다”고 했다. 생선가게에서 일하는 김유경씨(37)도 “생선은 물기가 많고 냄새도 있어서 비닐이 아니면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워킹홀리데이 중인 프랑스인 말리스(24)는 “상인들이 자동으로 비닐에 담아주니 거절하기가 번거롭다”며 “프랑스에서는 비닐봉지 제공이 아예 금지돼 있어서 한국 와서 비닐을 많이 쓰는 걸 보고 놀랐다”고 했다.
비닐봉지를 비롯한 플라스틱 규제는 지난 정부에서 뒷걸음쳤다. 2023년 11월 일회용품 관련 규제를 과태료 중심에서 자발적 참여 기반의 지원 정책으로 전환했다. 플라스틱 빨대와 비닐봉지 사용에 대한 규제는 유예됐고, 종이컵은 규제 품목에서 제외됐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일회용품 규제를 자발적인 참여에 맡긴 건 정부가 환경 보호에 손을 놓은 것”이라면서 “규제에 따라 소상공인도 친환경 대체 자재 준비를 해왔고 시민들도 일회용품 사용 자제에 대한 공감대가 마련됐는데, 정부가 규제 유예를 반복하며 제도 신뢰성이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규제 로드맵을 조속히 발표하고 시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 글에서 “내년을 기점으로 먹는샘물과 음료류 페트병에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해 자원이 선순환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개츠비는 푸른 불빛을 믿었다. 그 불빛은 해마다 우리 앞에서 멀어지는, 황홀한 미래였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문장이다. 개츠비는 현실보다 이상을 좇았다. 그러나 허술한 시스템 위에 세운 꿈은 끝내 무너진다.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도 ‘멀어지는 황홀한 미래’를 좇으며 왔다.
외형은 화려하다. 시가총액 세계 10위권, 반도체와 배터리, 방산, 바이오로 상징되는 기술 경쟁력, 부지런한 기업들. 하지만 시장은 묻는다. “왜 아직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인가?”
한국 기업들 주가에 대한 총체적인 밸류에이션은 실로 처참한 수준이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MSCI 코리아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3배로, 미국 S&P500의 PER 26.1배, PBR 5.02배에 한참 못 미친다. 일본의 PER 17.2배, PBR 1.4배, 대만의 PER 21.3배, PBR 2.49배와 비교하여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저평가이다.
숫자가 말해준다. 한국은 본질적인 가치보다 확실히 저평가되어 있다. 사실 그 원인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먼저 지배구조의 문제이다. 한국의 재벌 총수 일가는 8~10%의 직접지분만으로 30%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한다. 복잡한 순환출자, 우호지분, 피라미드 구조로 소액주주의 이익과 목소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둘째, 주주환원 정책의 부족이다. 한국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은 활발하지만, 소각은 드물다. 배당 역시 인색하다. 한국의 배당성향이 23%에 불과한 데 비해 일본은 36%, 대만도 50%가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4.9%보다도 크게 낮다. 자본은 정체되어선 안 된다. 순환하지 않는 자본은 정체되고, 이는 성장 동력을 약화시킨다. 주주에게 인색한 시장은 결국 투자자에게 외면받는다.
셋째, 공매도 제도다. 올해 3월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 감지하는 중앙점검시스템(NSDS)이 도입되었지만,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과 정보의 투명성은 여전히 부족하다. 넷째, 금융 인프라다. 한국 원화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로컬 통화’로 취급받고, 오프쇼어(역외) 외환시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외국인 투자자의 계좌 개설 절차는 복잡하고, 커스터디(수탁) 시장도 폐쇄적이다. 이 모든 요소가 외국 자본의 유입을 가로막는다. 마지막으로 기업문화다. 한국 기업의 조직문화는 여전히 수직적이고 폐쇄적이다. 혁신과 투명성보다 위계와 내부 보고 중심이다. 투자자는 숫자뿐 아니라 기업의 태도, 커뮤니케이션, 지배구조를 종합적으로 본다. ‘무엇을’보다 ‘어떻게’가 중요해진 시대다.
그렇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전자투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강화하며, 이사의 충실의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주주환원에 대한 유인 설계가 필요하다.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는 기업에는 배당소득세 감면 혜택을, 일정 배당률 이상 기업엔 법인세 인하 혜택을 부여하자. 이번에 통과된 개정상법에서 이사충실의무를 회사 및 주주로 강화,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감사위원 선임 시 3% 룰 도입 등은 상당히 긍정적이고 진일보된 조치이다.
공매도 제도의 공정성 확보와 외환시장 인프라 개선도 따라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문화 혁신이 중요하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연공서열 중심 문화를 타파해야 한다. 기업은 조직이 아니라 플랫폼이어야 한다. 시장은 재무제표와 함께 기업의 태도를 읽기 때문이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푸른 불빛은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다르다. ‘코스피 5000’은 이상이 아니라 도달 가능한 목표다.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는 태양을 움직인 게 아니라, 시선을 바꿨다. 진실은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인정받기까진 100년이 걸렸다. 한국 자본시장도 제도와 문화가 바뀌면, 시장은 응답할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처럼 외형만 화려한 시장이 아니라 본질이 단단한 자본시장. ‘위대한 코스피 5000’은 숫자가 아니라 현실이며 미래이다. 이제는 방향을 바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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