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리재명은 력사 바꿀 위인 아냐···한국은 외교 상대 못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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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전날 북한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성을 전달 포치(지도)하면서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에로의 정권 교체 과정은 물론 수십 년간 한국의 더러운 정치 체제를 신물이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부장은 “결론을 말한다면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하여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확실히 리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조한(남북) 관계의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달라진다는 것을 생색내려고 안깐힘을 쓰는 ‘진지한 노력’을 대뜸 알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악취 풍기는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을지국무회의에서 “작은 실천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남북의) 상호 간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그 구상에 대하여 평한다면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도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8일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대해서도 “침략전쟁연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화해의 손을 내미는 시늉을 하면서도 또다시 벌려놓은 이번 합동군사연습에서 우리의 핵 및 미싸일 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공화국 령내로 공격을 확대하는 새 련합작전계획(작계 5022)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경쟁력 약화로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산업에 대해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은 정부 의지만으로 성공할 수 없고, 기업과 노사의 뼈를 깎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최대 370만t의 설비(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을 목표로 각 구체적 사업재편 계획을 연말까지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전체 NCC 생산능력의 25%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국내 3개 석유화학단지에서 동시에 과잉 설비를 감축하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지역경제·고용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한 구조개편 방향을 내놨다. 또 ‘선(先) 자구노력 후(後) 정부 지원’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적극적으로 생산 감축에 나서는 기업은 맞춤형 지원을 하고,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은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시간표와 목표량이 정해지면서 구조조정 협상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업체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조율이 쉽지 않고 기업 손실을 줄이려는 눈치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애초의 구조조정 의지가 흐지부지되고 시간도 지체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정부가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석유화학의 자율적 사업 재편을 촉구했지만 지금까지 성과는 없었다.
석유화학 업계의 위기는 돌출된 악재도 아니다. 2020년대 들어 중국에 이어 중동 산유국까지 대거 설비 증설에 가세하면서 수익성은 급전직하했다. 3~4년 전부터 켜진 경고등에도 기업들은 그간의 관성과 호황에 취해 대응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다. 그사이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구조적·장기적 불황에 접어든 것이다. 국내에서 가동 중단된 공장설비가 늘어나고, 대기업 합작사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던 여천NCC가 부도 직전까지 몰린 게 그 방증이다.
구조조정은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됐다.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사업을 정리·조정하고, 필요하다면 기업 간 인수·합병도 이뤄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고용이 불안하고 지역경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 속에서 정부가 여론 악화 등을 우려해 금융 지원이나 전기요금 인하에 섣불리 나섰다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되지 않는다. 정부나 기업 모두 고통을 외면하고 책임을 떠넘기고 우물쭈물하다가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열릴 우크라이나 및 유럽 주요국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1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어떤 형태의 안전 보장을 제공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유럽이 할 수 있는 것과 제안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 보장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제안할 경우 그건 매우 큰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트럼프)가 그렇게 한다면 이는 그가 평화를 절실히 원하고 소중히 여겨 양보까지 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최종 결정은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러시아의 추가 침공 우려와 관련해 안전 보장에 미국 역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전 보장 문제와 관련해 “구성 방식, 명칭, 마련 절차, 강제력 확보 장치 등을 내일(18일)부터 해외 파트너들과 며칠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8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을 만나 러시아와의 협상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미·러 정상회담에서 휴전을 요구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쟁을 끝낼 제일 나은 방법은 완전한 평화 합의”라면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건 어떤 영구적인 휴전이 아니라 평화 합의”라고 밝혔다.
그는 “검증할 수 있고 강제력이 있으며 지속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그런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수주, 몇 달간 휴전은 가능하겠지만 이후 전쟁이 재개돼 더 많은 희생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해 휴전을 강제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를 휴전에 응하도록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매우 혹독한 제재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추가 제재는 오히려 러시아를 협상장으로 끌어낼 우리의 능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ABC뉴스 인터뷰에서 “합의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식별했다는 점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의견 차이가 남아 있는 주요 사안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따라서 우리는 아직 평화 합의와 거리가 멀다. 즉 평화 합의가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합의를 향한 진전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역 국가 유산의 체계적인 보존 관리와 활용을 위해 전문가 142명을 새롭게 선발해 문화·무형·자연유산위원회를 각각 구성했다고 19일 밝혔다.
문화유산위원회는 4개 분과(건축·동산·민속·박물관)로 나눠 전문위원 52명, 일반위원 46명 등 98명으로 구성됐다. 무형유산위원회는 24명(위원 13명·전문위원 11명), 자연유산위원회는 20명(위원 11명·전문위원 9명)이 배치됐다.
이번에 위촉된 위원들은 앞으로 2년간 경북지역 유형별 국가 유산의 지정과 보존·관리, 활용에 관한 사항을 조사·심의하고 경북도의 국가 유산 정책 방향에 대한 심의,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또 우수한 문화유산의 지속적인 발굴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의 등재 지원, 무형유산의 보전 및 전승, 자연유산의 체계적 보존과 관리, 활용 등 지역 국가유산 정책의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된다.
경북도는 학계 및 연구기관, 문화유산 현장 전문가 등 다양한 인재를 위원으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또 위원회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기존 위원과 신규 위원을 적절히 안배했다고 덧붙였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새롭게 구성된 위원회와 함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가 유산 보존·활용 정책을 펼치고 지역의 유산이 세계인에게 사랑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른셋. 1000여만 원의 제작비로 만든 <낮술>(2009)이 유수 영화제 30곳의 초청을 받으며 ‘독립영화계 기대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서른여덟. 2억8000만원 규모의 스릴러 영화 <조난자들>(2014)을 선보였다. 이후 “조금 더 큰 영화”를 해보고 싶어 시나리오를 썼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각본은 제작 제안을 받지 못했다.
“그러고 나니 세월이 확 간 걸 느꼈습니다. 무엇이든 만들어서 ‘생존 신고’를 해야겠구나. 지금 찍지 못하면 영화를 앞으로 만들 수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20일 개봉하는 노영석 감독(49)의 11년 만 신작 은 “내가 아직 여기, 영화계에 있다”는 감독의 선언과도 같은 작품이다. 노 감독은 시나리오부터 촬영, 음악, 녹음, 편집, 컴퓨터 그래픽(CG)까지 ‘1인 제작’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지난 13일 만난 노 감독은 “(공백기에 준비하던) 영화가 좌절되며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었다. 허송세월한 기분도 들었다”며 “아무도 안 해 본 것을 해보면 어떨까. 스태프의 역할까지 내가 다 해보자 생각하니 기운이 났다. 그렇게 영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산속 등 비일상적 공간에서 만난 ‘희한한 사람’ 때문에 자꾸만 상황이 꼬이며, 어디로 흘러갈지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이야기. 노 감독이 탁월함을 보여왔던 분야다. <낮술>이 주인공이 처하는 난처한 상황이 자아내는 웃음에, <조난자들>이 고립된 상황에서 수상한 사람과의 만남이 주는 공포에 집중했다면 은 두 감정 모두를 넘나든다.
영화는 귀신을 쫓는 유튜버 ‘귀식커’ 인공(변재신)과 그의 친구 병진(정용훈)이 귀신을 본다는 자연인(신운섭)을 찾아 외딴 산골짜기로 향하며 시작된다. 이 자연인은 사람 좋아 보이다가도 묘하게 수상쩍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 살면서 미디어 속 ‘자연인스러움’에 지나치게 빠삭하다. 정색할 때엔 누구 하나 죽일 것 같은 표정을 하기도 한다.
자연인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인공은 이만 촬영을 접고 집에 갔으면 하지만, 병진은 그런 친구를 못마땅해하며 말린다. 영화는 코믹한 대화 사이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가늠이 되지 않는 결말로 내달린다.
노 감독은 ‘자연인’이라는 말을 대명사로 만든 MBN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던 중 ‘고립된 산속에서 자연인이 정색하면 꽤 무섭지 않을까’ ‘자연인이 사실 자기 정체를 조작한 것이라면?’ 하는 상상으로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2019년 여름의 일이다.
1인 제작을 염두에 두고 집필하긴 했지만, 제작사들에 시나리오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독특한 상상이 가득한 글에 돌아온 것은 혹평이었다. 노 감독은 “시나리오에 ‘이게 말이 되냐’며 ‘10점 만점에 2점’이라고 평한 곳도 있었다. 오히려 ‘아, 진짜 나 혼자 하면 되겠다’ 싶어 오히려 신이 났다. 분노 에너지가 제일 좋은 원동력 아니겠냐”고 했다.
자연인으로 출연한 배우 신운섭은 시나리오를 받아들고 ‘얘는 뭐 이런 생각을 해?’ 싶었다고 한다. <낮술>에도 출연했던 오랜 동료가 그렇게 말할 만큼 은 본 적 없이 이상한 코미디물이 맞다. 지저분한 유머와 ‘저게 말이 돼?’ 싶은 상황이 난무한다. 하지만 대중의 입맛에 맞춘 게 아닌, 감독의 취향을 날 것으로 밀어붙인 이야기는 그 자체로 완결성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2020년 가을에 22일간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1년을 썼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냉면 가게에서 육수를 담당하는 ‘생활인’ 노영석이 모아둔 돈 2500여 만원을 들였다. 그리고 2023년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노 감독은 “아예 예상하지 못한 수상이었다”고 했다.
“사회적 약자의 시선을 담는 등 의미가 있는 작품을 더 높게 봐줄 거로 생각했어요. 아이가 독감에 걸려서 시상식을 안 가려고도 했거든요.” 참석한 시상식에서 뜻밖의 큰 상을 받은 그는 눈물이 났다고 했다. “‘참 잘했어요’ 도장 찍어주는 기분이더라”던 노 감독은 그때의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대상 수상 이후 2년 만의 개봉에 노 감독은 “사람들이 많이 보든 안 보든,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것”에 설렌다고 했다. 충무로의 신예로 주목 받던 감독이 1인 제작에 도전하기까지. 노 감독은 누군가는 이를 ‘후퇴’라 볼 수 있겠지만, 자신은 이 도전이 또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누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늘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게 보통이겠죠. 잘 됐던 것만 생각하고 살아가면 삶이 더 힘들지 않을까요. 영화를 준비하며 다른 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것만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한 편 더 만들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명확하다. 1986년 초등학교 아이들이 외할머니댁으로 여행을 가며 벌어지는 일에 관한 내용이다. 이번엔 아이들이 고립되는 것이다. 노 감독은 “제가 어릴 때 못 놀아본 걸 놀아보고 싶어서 써두고, 더 잘 된 다음에 찍어야겠다는 마음에 놔둔 시나리오”라며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모르니 어떻게든 그 이야기를 찍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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