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학원 [김태일의 좋은 정부 만들기]AI 100조원 투자가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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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학원 ‘인공지능(AI) 100조원 투자’.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으며, 얼마 전 재천명한 핵심 국정과제다.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정부 투자 사업이다. 물론 100조원을 모두 정부 예산으로 마련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재정은 마중물이 되고, 대부분은 공공과 민간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해서 조달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이든 공공·민간 자금이든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 돈일 테니, 어찌 됐든 시쳇말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정부 투자 민간 지원사업임은 분명하다.
여론은 긍정적이다. 필요한 사업이며 잘하는 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창 외식 바람을 일으키는 중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 14조원을 두고는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100조원에 이르는 초거대 사업에 대한 찬반 논쟁이 없는 것은 왜일까? 저쪽은 단기간에 쓰고 나면 없어지는 소비적인 것이지만, 이쪽은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생산적인 것으로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성장이 제일의 목표인 국가 운영에 익숙한 탓에, 우리 사회에는 모름지기 나랏돈은 소비가 아니라 생산을 북돋우는 데 써야 한다는 믿음이 충만하다. 이걸 두고 시비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 사업이 얼마나 생산적일지 따져볼 필요는 있겠다.
관료 조직, 혁신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친한 몇몇 경제학과 교수에게 이 사업을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모두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과거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반응이었다. 주류 경제학은 시장이 능히 할 수 있는 일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 시장이 정부보다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정부가 100조원을 조성해서 투자하면 국가 경쟁력이 올라가기는 할 것이다. 문제는 펀드 조성과 투자를 정부가 주도하는 것과 시장이 맡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경쟁력 제고에 효과적이겠느냐이다. 정부가 펀드를 조성하면 민간 조성 펀드 규모는 줄어든다. 어느 쪽 펀드가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지고 운용될까. AI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사업이 필요하며 어느 기업이 잘할 수 있는지를 정부와 민간 자본시장 중 어느 쪽이 더 잘 판단할까. 정부 돈으로 사업할 때와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사업할 때, 어느 경우에 기업이 더 열심일까. AI 100조원 투자를 지지한 경제학자들에게 이런 점들을 재차 물었더니 과거와는 여건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시작된 신중상주의, 중국의 놀라운 도약 속에 급진전하는 AI 혁명. 이 와중에 머뭇거리다가는 영영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고 그로 인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게 된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할 것이 있다.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정부의 경제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다. 요지는 시장에만 맡겨두면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발전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최선의 결정이 사회 전체적으로도 최선은 아니라는 것, 그러니 정부가 개입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와 발전을 이뤄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를 이끈 학자 중에 영국 런던대학의 마리아나 마추카토 교수가 있다. 그는 인터넷, 스마트폰, 자율주행 등 세상을 변화시킨 혁신 제품 등장에는 정부의 기여가 지대했음을 밝혔다. 그리고 기업만이 혁신을 주도하고 공공은 변화에 소극적이라는 관념은 잘못된 것이며,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과 공조하면서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내 생각에는 이 대통령의 정책개발 핵심 멤버 중 마추카토 교수의 저작을 읽고 공감한 인사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정부 투자로 혁신 성장을 이끌겠다는 문제의식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에서도 그의 주장과 일치하는 게 많기 때문이다.
부정·비리 막을 투명한 공개도 필수
마추카토 교수는 기존 정부 지원 정책은 위험의 사회화와 이익의 사유화를 초래했다고, 실패의 손실은 공공이 부담하되 성공의 이익은 기업이 독차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고는 정부가 투자했으면 성공의 과실도 공공과 나눠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K엔비디아를 육성해 수익을 국민이 누리게 하자고 제안한 내용과 일치한다. 또 정부 투자가 성공하려면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나 지원받는 기업은 공익에의 기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도 이번 AI 투자 사업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마추카토 교수는 지나치게 정부의 순기능만 강조하고 역기능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 역할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오늘날, 혁신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마추카토 교수가 제안한 요건들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그는 또한 정부가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관료 조직이 혁신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다양한 제언을 내놓았다. 이를테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앨 것,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아래로부터 위로의 의사결정 체계를 갖출 것, 실패를 용인하고 오류 수정을 권장하는 조직 문화를 형성할 것 등이다. 하나같이 쉽지 않지만, 행정학자로서 십분 동의할 수 있는 것들이기는 하다. 그러니 이러한 관료 조직 개혁도 이번 정부에서 중요한 국정과제로 삼아 착실히 해나가면 좋겠다.
마추카토 교수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100조원 AI 투자 사업 성공에 꼭 필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전 과정의 투명한 공개이다. 이권 있는 곳에는 부정과 비리가 끼어들기 마련이다. 며칠 전에도 국회 법사위원장이 AI 투자 사업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서 사퇴하지 않았던가. 이를 원천 차단하지 못하면 ‘정부 돈은 임자 없는 돈’이라는 속설이 또 한 번 확인될 것이고, 신뢰 잃은 사업은 성공할 리 만무하다. 부정과 비리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투명한 공개이다.
자금 형성부터 투자 대상 선정과 배분, 성과 평가, 관련자들의 이해충돌 여부 등 제반 과정을 모두 밝힘으로써 부정과 비리가 끼어들 여지를 없애자. 기왕이면 정부 홈페이지에서 눈에 띄는 곳에, 알기 쉽게, 상세하게 공개하자. 전혀 어렵지 않다. 맘만 먹으면 바로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다. 100조원 중 10만분의 1만 떼어내서 멋들어지게 만들고 앱으로도 내려받게 하자.
나는 제반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100조원 사업 성공의 기틀이 된다고 믿는다.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7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직전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한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의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이날 우 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해 12월4일 본회의 직전 이뤄진 우 의장과 추 전 원내대표의 통화 경위와 내용을 물었다.
우 의장과 추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4일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직전 두 차례 통화했다. 당시 우 의장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개의를 준비했고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다.
추 전 원내대표 측에 따르면 추 전 원내대표는 우 의장이 같은 날 오전 0시 29분 통화에서 “1시간 뒤(오전 1시 30분) 본회의를 개의하겠다”는 취지로 통보하자 “1시간은 빠듯하다. 국회의원을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우 의장은 오전 0시 38분 2차 통화에서 “본회의를 0시로 앞당기겠다”고 추 전 원내대표에게 통보했다고 한다. 이에 추 전 원내대표는 “너무 급하지 않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국회 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우 의장이 “여당이 경찰한테 요청해야 한다. 의결정족수는 확보됐다”고 말했다는 게 추 전 원내대표 측 주장이다. 이후 우 의장은 오전 0시 47분 본회의를 개의했고 오전 1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특검팀은 우 의장을 상대로 추 전 원내대표가 의도적으로 본회의 개의를 늦추려 하거나 막으려 한 것은 아닌지 등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의도 중앙당사와 국회 본청에 흩어져 108명 중 18명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했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여러 차례 바꿔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결 방해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던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참고인 조사한 데 이어 오는 11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불러 계엄 당시 국민의힘 내부 상황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검팀은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추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 피고발된 국민의힘 의원들 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충남 금산에 있는 금강 상류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20대 4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공무원노동조합이 담당자 개인의 과실로 몰아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산군공무원노조는 6일 “물놀이 사고 예방을 위해 군이 마련·운용해온 안전장치 일부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해서 담당자의 개인 과실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으로 비슷한 종류의 사고가 매년 반복된다”며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을 위한 법적·행정적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9일 오후 6시17분쯤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금강 상류 주변 기러기공원에서는 A씨(22)를 포함해 물놀이를 하던 20대 4명이 실종됐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이들 모두 숨졌다.
경찰은 사고 당일 현장에 배치됐던 안전요원이 계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현장 안전요원 2명과 담당 공무원 1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김 전 의원이 특검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의원은 4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전 의원은 출석 전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이 구족멸친을 하는 킬링필드식 사건 만들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며 “선출직에 나가려는 사람이 공천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 대선 후보였던 사람이 승리를 위해 노력했던 것, 당대표가 당을 운영하기 위해 운영했던 것마저도 범죄가 된다고 한다면 특검이나 검찰이 칼을 들이대서 범죄가 아닌 부분이 있느냐”고 반발했다.
특검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공짜로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명씨는 김 전 의원이 당선된 뒤 의원실에서 ‘총괄본부장’으로 일하며 창원산단 등 각종 지역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명씨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인 8070만원을 받았는데, 특검 출범 전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이것을 공천 청탁의 대가로 보고 기소했다.
앞서 특검은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해 김 전 의원 공천 경위를 조사했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의원 공천 관련 통화를 했다”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했다. 고 장제원 전 의원으로부터 “김 전 의원 공천을 잘 부탁한다. 이는 윤 대통령 당선인의 뜻”이라는 전화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총선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현역인 김 전 의원 대신 김상민 전 검사가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명씨는 김 여사가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에게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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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이 제일의 목표인 국가 운영에 익숙한 탓에, 우리 사회에는 모름지기 나랏돈은 소비가 아니라 생산을 북돋우는 데 써야 한다는 믿음이 충만하다. 이걸 두고 시비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 사업이 얼마나 생산적일지 따져볼 필요는 있겠다.
관료 조직, 혁신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친한 몇몇 경제학과 교수에게 이 사업을 어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모두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과거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반응이었다. 주류 경제학은 시장이 능히 할 수 있는 일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 시장이 정부보다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정부가 100조원을 조성해서 투자하면 국가 경쟁력이 올라가기는 할 것이다. 문제는 펀드 조성과 투자를 정부가 주도하는 것과 시장이 맡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경쟁력 제고에 효과적이겠느냐이다. 정부가 펀드를 조성하면 민간 조성 펀드 규모는 줄어든다. 어느 쪽 펀드가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지고 운용될까. AI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사업이 필요하며 어느 기업이 잘할 수 있는지를 정부와 민간 자본시장 중 어느 쪽이 더 잘 판단할까. 정부 돈으로 사업할 때와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사업할 때, 어느 경우에 기업이 더 열심일까. AI 100조원 투자를 지지한 경제학자들에게 이런 점들을 재차 물었더니 과거와는 여건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시작된 신중상주의, 중국의 놀라운 도약 속에 급진전하는 AI 혁명. 이 와중에 머뭇거리다가는 영영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고 그로 인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게 된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할 것이 있다.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정부의 경제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다. 요지는 시장에만 맡겨두면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발전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최선의 결정이 사회 전체적으로도 최선은 아니라는 것, 그러니 정부가 개입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와 발전을 이뤄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패러다임 변화를 이끈 학자 중에 영국 런던대학의 마리아나 마추카토 교수가 있다. 그는 인터넷, 스마트폰, 자율주행 등 세상을 변화시킨 혁신 제품 등장에는 정부의 기여가 지대했음을 밝혔다. 그리고 기업만이 혁신을 주도하고 공공은 변화에 소극적이라는 관념은 잘못된 것이며,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과 공조하면서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내 생각에는 이 대통령의 정책개발 핵심 멤버 중 마추카토 교수의 저작을 읽고 공감한 인사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정부 투자로 혁신 성장을 이끌겠다는 문제의식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에서도 그의 주장과 일치하는 게 많기 때문이다.
부정·비리 막을 투명한 공개도 필수
마추카토 교수는 기존 정부 지원 정책은 위험의 사회화와 이익의 사유화를 초래했다고, 실패의 손실은 공공이 부담하되 성공의 이익은 기업이 독차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고는 정부가 투자했으면 성공의 과실도 공공과 나눠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K엔비디아를 육성해 수익을 국민이 누리게 하자고 제안한 내용과 일치한다. 또 정부 투자가 성공하려면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나 지원받는 기업은 공익에의 기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도 이번 AI 투자 사업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마추카토 교수는 지나치게 정부의 순기능만 강조하고 역기능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 역할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오늘날, 혁신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마추카토 교수가 제안한 요건들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그는 또한 정부가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관료 조직이 혁신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다양한 제언을 내놓았다. 이를테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앨 것,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아래로부터 위로의 의사결정 체계를 갖출 것, 실패를 용인하고 오류 수정을 권장하는 조직 문화를 형성할 것 등이다. 하나같이 쉽지 않지만, 행정학자로서 십분 동의할 수 있는 것들이기는 하다. 그러니 이러한 관료 조직 개혁도 이번 정부에서 중요한 국정과제로 삼아 착실히 해나가면 좋겠다.
마추카토 교수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100조원 AI 투자 사업 성공에 꼭 필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전 과정의 투명한 공개이다. 이권 있는 곳에는 부정과 비리가 끼어들기 마련이다. 며칠 전에도 국회 법사위원장이 AI 투자 사업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서 사퇴하지 않았던가. 이를 원천 차단하지 못하면 ‘정부 돈은 임자 없는 돈’이라는 속설이 또 한 번 확인될 것이고, 신뢰 잃은 사업은 성공할 리 만무하다. 부정과 비리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투명한 공개이다.
자금 형성부터 투자 대상 선정과 배분, 성과 평가, 관련자들의 이해충돌 여부 등 제반 과정을 모두 밝힘으로써 부정과 비리가 끼어들 여지를 없애자. 기왕이면 정부 홈페이지에서 눈에 띄는 곳에, 알기 쉽게, 상세하게 공개하자. 전혀 어렵지 않다. 맘만 먹으면 바로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다. 100조원 중 10만분의 1만 떼어내서 멋들어지게 만들고 앱으로도 내려받게 하자.
나는 제반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100조원 사업 성공의 기틀이 된다고 믿는다.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7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직전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한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의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팀은 이날 우 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해 12월4일 본회의 직전 이뤄진 우 의장과 추 전 원내대표의 통화 경위와 내용을 물었다.
우 의장과 추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4일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직전 두 차례 통화했다. 당시 우 의장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 개의를 준비했고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다.
추 전 원내대표 측에 따르면 추 전 원내대표는 우 의장이 같은 날 오전 0시 29분 통화에서 “1시간 뒤(오전 1시 30분) 본회의를 개의하겠다”는 취지로 통보하자 “1시간은 빠듯하다. 국회의원을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우 의장은 오전 0시 38분 2차 통화에서 “본회의를 0시로 앞당기겠다”고 추 전 원내대표에게 통보했다고 한다. 이에 추 전 원내대표는 “너무 급하지 않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국회 내로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우 의장이 “여당이 경찰한테 요청해야 한다. 의결정족수는 확보됐다”고 말했다는 게 추 전 원내대표 측 주장이다. 이후 우 의장은 오전 0시 47분 본회의를 개의했고 오전 1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특검팀은 우 의장을 상대로 추 전 원내대표가 의도적으로 본회의 개의를 늦추려 하거나 막으려 한 것은 아닌지 등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의도 중앙당사와 국회 본청에 흩어져 108명 중 18명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했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를 받고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여러 차례 바꿔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결 방해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던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참고인 조사한 데 이어 오는 11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불러 계엄 당시 국민의힘 내부 상황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검팀은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추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 피고발된 국민의힘 의원들 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충남 금산에 있는 금강 상류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20대 4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공무원노동조합이 담당자 개인의 과실로 몰아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산군공무원노조는 6일 “물놀이 사고 예방을 위해 군이 마련·운용해온 안전장치 일부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해서 담당자의 개인 과실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으로 비슷한 종류의 사고가 매년 반복된다”며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을 위한 법적·행정적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9일 오후 6시17분쯤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금강 상류 주변 기러기공원에서는 A씨(22)를 포함해 물놀이를 하던 20대 4명이 실종됐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이들 모두 숨졌다.
경찰은 사고 당일 현장에 배치됐던 안전요원이 계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현장 안전요원 2명과 담당 공무원 1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김 전 의원이 특검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의원은 4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전 의원은 출석 전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이 구족멸친을 하는 킬링필드식 사건 만들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며 “선출직에 나가려는 사람이 공천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 대선 후보였던 사람이 승리를 위해 노력했던 것, 당대표가 당을 운영하기 위해 운영했던 것마저도 범죄가 된다고 한다면 특검이나 검찰이 칼을 들이대서 범죄가 아닌 부분이 있느냐”고 반발했다.
특검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공짜로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명씨는 김 전 의원이 당선된 뒤 의원실에서 ‘총괄본부장’으로 일하며 창원산단 등 각종 지역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명씨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인 8070만원을 받았는데, 특검 출범 전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이것을 공천 청탁의 대가로 보고 기소했다.
앞서 특검은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해 김 전 의원 공천 경위를 조사했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의원 공천 관련 통화를 했다”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했다. 고 장제원 전 의원으로부터 “김 전 의원 공천을 잘 부탁한다. 이는 윤 대통령 당선인의 뜻”이라는 전화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총선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현역인 김 전 의원 대신 김상민 전 검사가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명씨는 김 여사가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에게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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