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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기월세원룸 [책과 삶] ‘피해자성’은 어떻게 강자의 무기로 작동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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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또또링2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7-2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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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기월세원룸 고통에 관한 서구의 지배적 서사‘백인 남성’에 특권적 지위 부여발언 권력·신뢰 획득에 더 유리
    스스로 ‘역차별 피해자’라 주장상대 흠집 내고 의심하게 만들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인 2018년 9월27일 미국 팔로알토대 교수 크리스틴 블래시 포드가 상원 법사위원회에 출석했다. 블래시 포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해 7월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브렛 캐버노가 30년 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항소법원 판사였던 캐버노는 곧장 반격했다. 그는 블래시 포드의 증언은 ‘중상모략’이자 ‘인격 살해’라면서 “겁먹고 대법관 후보에서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성폭행 가해자인 브렛 캐버노가 자신을 피해자의 자리에 올려놓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블래시 포드의 위증 때문에 자신과 가족의 삶이 무너져내렸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여성 세 명의 비슷한 증언이 나왔지만 캐버노의 연방대법관 임명을 막지 못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언어를 전유함으로써 더 많은 권력을 획득한 사례다.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릴리 출리아라키 지음 | 성원 옮김은행나무 | 312쪽 | 1만9500원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는 우리 시대 ‘피해자성(victimhood)’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살핀 책이다. 저자인 릴리 출리아라키 런던정치경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2024년 출간된 이 책으로 국제커뮤니케이션학과 최고단행본상을 받았다.
    피해자성은 타인에 의해 고통이나 억압, 차별이나 폭력을 당한 상태를 가리킨다. 흔히 고통받는 피해자라고 하면 여성이나 어린이 등 사회적으로 취약한 이들을 떠올리지만,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피해자성이 권력자들에 의해 무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백인 남성 엘리트인 캐버노는 “자신을 고통받는 자로 연출하여 여성 피해자의 증언에 흠집을 내고 그 동기에 의심이 쏟아지게” 만들었다.
    저자는 근대 이후 발생한 대규모 전쟁에서 피해자성이 어떻게 재현됐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서구 사회의 피해자성이 본래부터 강자에게 유리한 담론이었음을 드러낸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전쟁으로 인한 개인의 고통과 피해에 관한 지배적 서사는 거의 언제나 비백인이나 여성 등 약자의 고통을 지우고 강자인 백인 남성의 피해를 부각했다.
    남북전쟁과 양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 등 산업화 이후 전쟁에서는 많은 남성 군인들이 사망하거나 살아남았더라도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다. 정신의학자들은 이들의 고통을 분석하기 위해 셸 쇼크,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같은 개념들을 고안했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취급은 차별적이었다. 남북전쟁의 경우 전사한 백인 군인들은 남군과 북군을 막론하고 국가 통합을 위한 희생자로 기려졌지만 “흑인 군인들의 죽음은 인정도, 추모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남북전쟁 이후에도 흑인 시민들은 여전히 배제, 굴종, 린치, 박해에 시달렸다”.
    1000만명 이상의 군인이 사망한 1차 세계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사회는 영국 군인들의 정신 이상 증세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지만 영국군 부대에서 싸운 인도인 군인들에 대해서는 “셸 쇼크가 전무했다”는 입장이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흑인 군인들을 ‘정신력이 허약하다’고 치부했다. 백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트라우마’라는 의미가 부여됐지만 유색인의 고통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된 것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무대로 한 ‘안보전쟁’은 더욱 기만적이었다. 미군은 이들 지역에서 각기 탈레반과 사담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민중을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전쟁을 수행했다. 그러나 교전 중 우발적으로 아프간 소년을 사살한 미군의 개인적 고통은 ‘도덕적 상해’(도덕적 신념이나 윤리적 가치관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느끼는 심리적 고통)라는 이름으로 연민의 대상이 된 반면, 해당 소년의 이름이나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다. 가해자 미군의 고통만이 가시화된 것이다.
    저자는 “백인 남성의 고통에 이렇게 특권을 부여하고 참혹한 폭력과 치유의 순환 고리가 활성화된 덕분에 남성들은 ‘증언의 자격’이라는 유산을 부분적으로라도 부여받았다”고 지적한다. “덕분에 고통을 주장해봤자 역사적으로 인정받은 적이 별로 없는 여성들과는 달리, 남성들은 고통과 고난을 호소할 때 신뢰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여성들과 유사하게 비백인 자아들은 발언할 권력도 갖지 못하고 그들의 희생, 고통, 상실을 인정·추모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싸우고 죽는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같은 우익 포퓰리스트들은 이처럼 강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피해자 서사의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인물들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저소득층의 고통을 외면하고 마스크 의무 착용에 불만을 느낀 극우 세력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고통의 플랫폼화’가 전개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여성들의 ‘미투’ 운동의 진지이기도 하지만, “페미니즘을 성인 남성과 소년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남성 혐오 운동으로” 묘사하는 남초 커뮤니티들이 즐비한 공간이기도 하다. “바이럴리티(확산성)를 추구하는 플랫폼의 성향은 그 주장을 펼치는 사람은 누구이고 그 주장들이 어떤 폭력의 맥락에서 제기되는지는 묻지 않은 채 이미 인기 있는 고난의 주장들을 계속 증폭할 뿐이다.”
    저자의 주장은 권력자들이 스스로를 역차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한국에서도 시의성을 갖는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7~8월) 대전에서 <노이즈>(김수진 감독)는 흥행에 성공한 깜짝 승자가 됐다.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현실 공포 스릴러물인 이 영화는 지난 21일 누적 관객수 15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6번째로 높은 관객 동원 수치로 손익분기점(110만)도 훌쩍 넘어섰다.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 주희(한수아)를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일을 그린 영화다. 주영에게는 보청기를 껴야 소리가 들리는 청각장애가 있다. 영화는 주영이 ‘듣는’ 소리와 AI(인공지능) 음성 인식으로 ‘보는’ 소리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극적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듣기 싫은 생활 소음에서 오는 소름끼치는 감각을 공포물에 잘 녹여냈다.
    꽤 괜찮은 스릴러물이지만 <노이즈>의 흥행을 예견한 사람은 적었다. 여름을 노린 공포물은 매년 나온다. 하지만 공포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은 아예 시도하지 않는 마니아 성향이 강한 장르이기도 하다. 최근 5년간 공포스릴러 장르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공포스릴러물인 <잠>(2023)의 누적 관객수 147만 명의 기록이 쉽게 깨지지 않은 이유다.
    <노이즈>는 지난달 25일 개봉한 후 26일만에 <잠>이 세운 기록을 뛰어넘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24일 기준 201만 명), DC 유니버스의 부활을 알리는 <슈퍼맨>(80만 명),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208만 명) 등 여름 대작 사이에서 거둔 수치이기에 놀라움을 더했다.
    이번 흥행을 견인한 건 ‘극장과 멀어졌다’고 알려진 1020세대다. 24일 CJ CGV의 관람객 수 통계를 보면, 연령별 예매 분포는 10대가 25%, 20대가 30%로 1020 관람객이 과반을 넘는다. 30대 16%, 40대 16%, 50대가 뒤를 잇는다.
    젊은 층의 열광은 제작사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노이즈>를 기획·제작한 화인컷의 서영주 대표는 전날 통화에서 “층간소음이라는 소재에는 (고연령층) 성인들이 더 공감할 것이라 생각했었다”며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무섭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1020세대에게 장르적인 재미를 기대할 수 있는 영화로 인식된 듯하다”고 했다.
    <노이즈>의 입소문은 우연이 아니다. 최근 영화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배급사 바이포엠스튜디오(바이포엠)의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광고)이 ‘이번에도 통했다’는 게 중론이다. 바이포엠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배급을 맡은 <소방관>(385만 명), <히트맨2>(254만 명), <승부>(214만 명)를 연이어 흥행시켰다. 티켓 금액 중 일부를 국립소방병원에 기부하는 ‘119 챌린지(<소방관>)’나,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결합한 홍보 등 기존 업계에서 잘 하지 않던 변칙적인 홍보로 주목 받았다.
    이번 <노이즈> 마케팅에서는 ‘공포영화 어디까지 볼 수 있냐’는 호승심을 자극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바이포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 ‘강심장만 도전하세요’ ‘노이즈 하나 봤을 뿐인데 갑자기 집이 무서워진 나’ 등 제목에 10대들에게 익숙한 밈을 결합한 영상들을 볼 수 있다.
    ‘시험도 끝났는데 왜 안 봐?’하는 중·고등학교 여름방학을 겨냥한 게시물도 있다. 영상·사진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공유·태그하기 좋은 게시물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서지명 CGV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1020세대) 또래 집단에서 ‘그거 봤어? 너는 무서워서 못 보지’하는 마음을 건드린 마케팅이 기말고사를 마친 학생들에게 닿으며 화력이 붙은 듯하다”고 했다.
    장르가 명확한 영화였기에 입소문 측면에서 더 유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코미디면 코미디, 공포면 공포. 분명한 장르적 쾌감을 줄 수 있는 영화가 관람객 반응이 더 잘 나오는 경향이 최근 보이고 있다”며 “<노이즈>는 스스로 바이럴을 만드는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으며 더 힘을 받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영화 바깥 요소인 마케팅이 흥행을 좌우하는 세태에 경계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만듦새가 일정 이상 보장될 때 마케팅도 효과가 있는 법이다. 제작사 화인컷의 서 대표는 “<노이즈>는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이유가 되는 ‘사운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영화이면서도 마케팅 등 시류의 흐름을 잘 탄 작품”이라며 “이 영화가 관객들이 극장에 오게끔하는 마중물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미국 기초과학 육성의 핵심 기관인 미 국립과학재단(NSF) 직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예산 삭감과 조직 축소에 집단성명을 발표하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NSF는 최근 자신들이 쓰던 건물에서 일방적으로 퇴출까지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등 다른 과학기관에서도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어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NSF 직원 149명은 지난주 미국 공무원연맹(AFGE)을 통해 “NSF 본래 기능이 정치적 동기 때문에 약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1950년 설립된 NSF는 미국 과학을 육성하는 정부기관이다. 기초연구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소를 집중 지원해 현재의 미국 과학기술 능력을 만든 ‘엔진’이다. 하지만 정부기관에 대한 대규모 예산 삭감과 조직 축소를 추진 중인 트럼프 행정부의 칼날을 NSF도 비켜가지 못했다.
    직원들은 성명에서 “올해 NSF에 배정된 예산 90억달러(약 12조3000억원) 가운데 22억달러(약 3조원)에 대한 집행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불법적으로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명확한 근거 없이 예산을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
    NSF 직원들은 또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NSF 예산을 올해보다 56%나 축소했다”며 “이 방침이 실행된다면 25만명 이상의 연구자와 학생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력 감축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직원들은 “이미 NSF 구성원의 10%가 해고됐다”며 “상당수는 법적인 정당성도 부족하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NSF가 쓰던 건물에 돌연 중앙부처인 주택도시개발부가 이전하게 된 결정도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연방정부 살림을 운영하는 연방총무청(GSA)은 수개월 안에 현재 NSF 건물에 주택도시개발부가 들어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정을 NSF 직원들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 특히 NSF를 위한 대체 사무공간이 언제, 어디에 마련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직원들은 성명에서 “NSF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NSF 직원들은 “의회의 감독과 시정 조치가 없다면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에 과학 분야의 주도권을 내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부터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환경보호청(EPA), NASA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예산 삭감과 조직 축소에 항의하는 성명이 잇따르고 있어 향후 실질적인 상황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순수한 모순
    문지문학상과 젊은작가상 수상자인 김솔의 연작소설집이다.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여성 작가의 사후 남긴 글을 둘러싼 소동을 다룬 ‘편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말년에 펴낸 소설에서 비롯된 이야기 ‘신작’ 등 4명의 소설가를 소재로 한 네 작품이 담겼다. 김솔 지음. 문학실험실. 1만2000원
    설산의 사랑
    다섯 살 때 티베트 불교 사원에 보내져 진홍색 승복만 입고 살아온 샤오줘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작가는 중국 소수민족 둥샹족 출신으로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불린다. 옌롄커와 위화 등 중국 대표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한 작품이다. 딩옌 지음. 오지영 옮김. 글항아리. 2만2000원
    그냥 살자
    <인간시장>으로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소설가가 된 김홍신의 시집. 책에 실린 시 ‘대바람 소리’ 중 한 대목은 “하늘에게 어 살라느냐 물으니/ 대나무처럼 살라 하네/ 대나무는 가늘고 길어도 쓰러지지 않아”라고 말한다. 작가가 주변에서 얻은 깨달음이 담겼다. 김홍신 지음. 작가. 1만2000원
    도항
    1945년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을 다룬 표제작 ‘도항’을 비롯해 형제복지원 사건을 바탕으로 그곳에서 자행된 폭력을 고발하는 ‘이름 석 자로 불리던 날’ 등 단편 7편이 수록됐다. 작가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잊지 말아야 하는 사건들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조갑상 지음. 산지니. 1만8000원
    꽤 낙천적인 아이
    신참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저자는 ‘서울대도 들어갔는데 클럽은 못 들어갔다는 여자’ 등을 소재로 유튜브 채널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소설은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감추고 있는 가족들과 주인공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원소윤 지음. 민음사.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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