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강의 1조원 규모 복합해양관광도시 ‘통영·포항’ 선정…시드니·칸쿤처럼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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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북도·경남도 등에 따르면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민간투자와 연계해 놀거리(레저), 볼거리(관광), 쉴거리(휴양) 등 해양레저관광 기능을 집적한 관광도시를 만드는 사업이다. 포항과 통영을 호주 시드니, 유럽 지중해 연안, 멕시코 칸쿤처럼 세계적인 명소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포항·통영을 비롯해 경기(시흥), 인천(송도), 충남(보령), 부산(다대포), 전남(여수), 전북(고창), 강원(양양) 등 총 9개 지자체가 공모에 참여했으나 포항과 통영이 해수부의 심사 기준을 통과했다.
포항지역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1조3523억원에 달한다. 해수부와 경북도·포항시가 각각 1000억원을 투입하고, 민간기업에서 1조1523억원을 투자한다.
주요 사업은 북구 환호동 영일대에서 남구 송도동 구도심으로 이어지는 관광 동선을 따라 조성된다. 환호공원 해양 예술 거점 조성, 복합마리나 구축, 글로벌 해양경관 특화, 송도솔숲·포항운하 명소화 등이다. 민간에서는 대관람차, 특급호텔, 옛 포항역 복합개발(1·2지구) 등 9개 사업을 연계한다.
경북도는 공모로 선정된 영일만 관광특구를 중심으로 호미반도권 일대에 유치한 골프장·리조트·관광시설 등 4개 민간사업(약 1조3000억원 규모)을 연계해 사업 범위와 효과를 확대할 계획이다.
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사업비는 1조1400억원이다. 이중 민간기업 2곳이 9400억원을 투자한다.
경남도는 해양숙박권역(도산면), 해양레저권역(도남동 도남관광지)으로 나눠 사업을 추진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도산면 수월리 바닷가에 8000억원을 투자해 2037년까지 1070실 규모 리조트를 단계적으로 건설한다.
여기에다 경남도와 통영시가 해양복합터미널, 통영시 570개 섬을 디지털 기술로 보여주는 ‘디 아일랜드 570’ 전시관, 통영시 출신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음악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수상공연장 등 교통·문화시설을 조성한다.
경남도와 통영시는 요트클럽센터, 마린하버풀(바닷물을 이용한 사계절 스파·수영장), 육상요트계류시설 조성을 맡는다. 지방재정 투자심사, 인허가 등이 순조로우면 2027년 해양레저권역 착공, 2029년 해양숙박권역 착공이 가능하다.
경남도 관계자는 “사업이 마무리되면 신규 관광객 254만명, 지역 관광소비 지출액 3243억원, 2454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 회장이 조선소를 짓는 자금을 구하러 1971년 영국 최대 은행 바클레이스를 찾았다. 기술력도 없는 가난한 나라의 기업에 누가 선뜻 돈을 내놓겠는가. 정 회장은 퇴짜를 맞고 이 은행에 영향력이 있는 선박 컨설턴트 회사의 롱보텀 회장을 수소문해 찾아갔다. 그 역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 회장은 호주머니에서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보이며 “세계 최초 철갑선을 만든 나라”의 잠재력을 설명했다. ‘거북선 설득’에 그는 추천서를 써줬고 조선소 건설의 물꼬가 트였다.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제철소·조선소 짓고, 자동차와 첨단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할 때마다 “미친 짓” “과대망상증” 같은 조롱을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산업들이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중국의 기술 굴기에 우리 산업경쟁력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시작된 ‘관세전쟁’으로 철강·자동차·반도체 수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다음달 1일까지 대미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한국은 25%의 상호관세를 맞는다. 일본과 EU는 앞서 상호관세를 15%로 낮춰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더욱 다급하게 됐다. 이들은 미국산 에너지 등을 대량 구매하고 5500억달러(일본)~6000억달러(EU)의 투자액을 제시해 돈으로 관세 인하를 샀다.
벼랑 위에 선 한국 정부가 조선업을 관세 협상 승부수로 띄웠다.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로 이름 붙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이다.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에 착안해 조선업 부흥을 강조하는 미국에 적극적 협력·투자·지원 계획을 밝힌 것이다.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에서 세계 ‘넘버 원’ 기술과 경쟁력을 가진 조선업으로 대미 경제·통상의 돌파구를 열고 있는 것이다. 정부뿐 아니라 정치권과 기업이 모두 합심해 끝까지 국익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 한 이순신 장군의 각오처럼, 문전박대에도 포기하지 않고 54년 전 첫 삽을 뜬 조선업처럼 말이다.
지붕을 설치하다가,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다가, 드라마를 만들다가, 시멘트를 바르다가, 석탄을 치우다가 영영 퇴근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산재 사망을 인정받았습니다.
오늘 ‘에디터픽’에서는 경향신문 기획 기사 <퇴근하지 못한 당신을 기다리며> 시리즈( 독자님들께 소개해드립니다. 우혜림 경향신문 기자는 지금도 ‘퇴근하지 못한 한 사람’을 기다리며 ‘누구도 함부로 잃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산재 유가족 5명을 인터뷰했는데요. 그중에서도 매일매일 아버지가 남긴 숙제를 풀고 있는 딸 효진씨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강효진씨(27)는 각종 사고 현장에서 응급처치 업무를 수행하는 응급구조사입니다. 효진씨가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 노동자였어요. 안전모를 쓰지 않고 일하다 머리를 다친 사람, 더러운 수건으로 잘린 손가락을 감싼 사람이 구급차도 아닌 현장 소장의 자동차 뒷자리에 실려 오곤 했어요.
‘왜 안전모를 안 썼을까’, ‘왜 구급차를 안 불렀을까’라는 의문이 스쳤지만 불운이 잦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는 ‘운이 나빠’ 다친 노동자들을 치료하고 돌아온 날이면 아버지를 떠올렸습니다. 화재 현장을 복구하는 조그만 건설 업체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아버지는 높은 곳에 자주 올랐거든요.
지난해 4월18일. 효진씨가 예비 신랑과 결혼식장을 예약하는 날이었습니다. 계약서를 쓰고 나오는 효진씨의 휴대폰에 엄마의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습니다. “효진아, 어디야. 아빠가 돌아가셨어.” 휴대폰 밖으로 새어 나온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텅 빈 예식장을 울렸습니다.
효진씨의 아버지 강대규씨(당시 64세)는 경북 문경의 한 공사장에서 패널(건축용 널빤지)을 지붕에 설치하다 추락해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대규씨는 안전모를 쓰지 않았고, 추락을 막을 만한 어떤 장치도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한 효진씨에게 사측 관계자 3명은 “회사가 생긴 지 얼마 안 돼 사정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사과 한마디 없이 사라진 이들을 포함해 사측에선 누구도 대규씨의 장례식장을 찾지 않았습니다.
대규씨는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종일 일한 고단한 손으로 어린 딸이 잠들 때까지 속눈썹을 쓸어 올려주던 사람이었습니다. 효진씨는 아버지를 보내고 2주 동안 밥을 먹지도 잠을 자지도 못했습니다. ‘아빠는 왜 죽어야 했을까. 아빠가 운이 없어서 죽은 걸까?’ 아버지의 죽음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효진씨는 홀로 앓았습니다.
아버지를 보내고 1년쯤이 지난 3월, 효진씨는 김용균재단에서 발간한 ‘산재 사망사고 유가족을 위한 안내서’를 발견했습니다. 효진씨의 눈에 문장들이 들어왔습니다. “사고의 구조적인 원인을 밝히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진상을 밝혀서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입니다.” 효진씨가 ‘불운’이라 생각했던 숱한 죽음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효진씨는 김용균재단의 도움을 받아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수사기관은 “조사 중이다”, “개인정보 때문에 안 된다”며 아버지의 사고에 대한 수사자료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효진씨는 중대재해처벌법 판례를 찾아 읽으며 산업재해에 관해 공부했습니다. 응급구조사로 일할 땐 몰랐던 사실들이 보였습니다. 노동자가 안전모를 쓰지 않는 배경엔 이를 단속하거나 관리하지 않는 환경이 있었습니다. 사측은 산재 적용을 피하려고 작업자가 다쳐도 구급차를 부르지 않곤 했습니다. 효진씨에게 사고 현장 너머의 구조를 읽는 ‘눈’이 생겼습니다.
효진씨는 매일 매일 또 다른 산업재해가 일어나지 않았는지 검색합니다. “나처럼 억울해지는 사람이 없도록” 다른 산재 유가족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효진씨는 남은 삶이 “아빠가 남겨준 숙제”라고 말합니다. 다정한 아버지가 남긴 숙제를 풀기 위해 효진씨는 오늘도 남은 삶을 살아갑니다.
나처럼 억울한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효진씨의 바람이 무색하게, 지금도 ‘퇴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28일 경남 의령군 소재 포스코이앤씨 사업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올해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네 번째 사망사고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29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닌가”라고 강하게 질타했어요.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그 사업의 경영책임자를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2022년부터 시행됐고, 지난해부터는 이 법이 ‘상시 근로자 5인 이상~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전면 확대 적용됐는데 왜 산재 사망 사고가 줄지 않을까요?
여전히 사람이 죽는 위험을 감수하는 게 더 이익인 사회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대통령이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 공공입찰 참가 제한, 영업정지 등과 같은 경제적인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매우 반가운 조치인데요. 이 대통령은 “안전 조치를 안 함으로써 생기는 이익보다 훨씬 더 큰 지출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제도화하면 (기업들이) 사고 안 나게 미리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상당 기간이 지나도 산업재해가 안 줄어들면 직을 걸라”고 주문하기도 했어요. 노동부는 전국 고위험 사업장 2만6000곳에 전담 감독관을 지정해 불시에 점검·감독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놓쳐서는 안 되겠지요. 전체 산재 사망 사고의 60%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발생하고 있거든요. 인력·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안전 조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예산 지원도 필요합니다.
이밖에도 산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여러 해법이 있겠지만, 결국 원칙은 하나로 귀결됩니다. 노동자 생명을 도외시하는 기업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 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안전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는 구조’는 바뀌지 않을 겁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경향신문 뉴스레터 <점선면>의 슬로건입니다. 독자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점(사실), 선(맥락), 면(관점)으로 분석해 입체적으로 보여드립니다. 매일(월~금) 오전 7시 하루 10분 <점선면>을 읽으면서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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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 계엄 당시 ‘경향신문 등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언론 관련 단체들이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와 경향신문·한겨레지부·MBC본부는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다”며 법원에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아 소방청 등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24:00경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건네며 지시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조지호 경찰청장과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했고, 이 통화에서 단전·단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실제 단전·단수 조치가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이 지시가 소방청장을 거쳐 중간 간부 등에게 전달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된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언론 단체들은 이날 회견에서 당시 이 전 장관 지시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강조했다. 조성은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계엄 당일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은 허위 선동 금지, 계엄사 통제,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등 언론 전체에 실존적·비가역적 위해를 가하려는 시도였다”며 “이는 단순한 언론 자유 침해를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부정하려 했던 자들에게 어떤 결과가 돌아가는지 후세에 남겨야 한다”며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김인 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장은 “이 전 장관은 위헌·위법한 계엄에 가담한 정황이 매우 뚜렷한데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 법원이 사건을 무겁게 바라보고 엄단해 주길 간곡히 청원한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경향신문 구성원들은 이미 윤석열 정권에서 고초를 겪었다.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충분히 취재한 기사 보도에 대해서도 악의적 명예 훼손이라며 수사 대상이 됐고, 검찰은 기자 개인 주거지를 압수수색을 하기까지 했다”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이행됐다면 기자들은 당시 수사 선상에 올라있던 만큼 실체적 공포와 위협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사에 대한 통제가 성공했다면 언론 자유가 마비돼 계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컸다”라고 덧붙였다.
전성관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 전 장관의 행위는 공영방송의 숨통을 끊으려 한 것이고, 이는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에 대한 명백한 탄압 행위”라며 “공영방송은 물론 구성원 모두의 삶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려 했던 이 전 장관의 구속을 호소한다”고 했다.
이들은 회견을 마친 뒤 법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심사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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