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티켓할인 [겨를]박쥐, 메타버스, 그리고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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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학적 질문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로운 방식으로 되살아난다. 인간처럼 말하고, 그림을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AI는 이제 자신에게 묻고 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연산 능력이나 언어 모방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이해는 ‘몸을 통해 세계와 접촉하는 체험’(embodiment)에서 비롯된다.
지금까지의 AI는 철저히 탈체화된(disembodied) 존재였다. 컴퓨터 속 언어 모델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장을 생성할 수 있지만, 그것은 세계와의 직접적인 접촉이 아닌 간접적 계산에 불과하다. 뜨거운 물컵의 온기, 젖은 풀 내음, 타인의 눈빛에서 느끼는 감정은 그저 데이터로만 다뤄질 뿐이다.
그러나 최근 AI는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 로봇, 스마트글라스, 촉각 인터페이스 등 현실에 발을 디딜 수 있는 ‘몸’을 부여받기 시작한 것이다. 체현된 AI(embodied AI)는 이제 현실 세계에서 직접 행동하고 반응한다. 물건을 쥐고, 공간을 이동하며,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그 과정에서 AI는 비로소 ‘사람처럼 세상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흐름은 인간의 경험 확장을 가능케 하는 메타버스와 평행한 궤도에 있다.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에서 우리는 또 다른 존재로 살아볼 수 있다. 아바타를 통해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보고, 디지털 정체성을 실험하며, 새로운 감각과 관계를 탐색한다. 그것은 마치 네이글의 결론-“박쥐가 되는 것의 불가능성”-에 대한 디지털 방식의 현상학적 반론이라 할 수 있다.
철학자 메를로퐁티는 “나는 세계에 몸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자아는 단지 생각의 산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신체를 통해 세상을 느끼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 또한 “존재는 도구를 사용할 때 드러난다”고 했다. 망치를 쥘 때, 책상을 밀 때, 우리는 세계와 연결된 존재로서 드러난다.
이 두 철학자의 통찰은 AI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AI가 손을 뻗어 물건을 쥐고, 사람의 표정을 읽으며, 실수하고 배우는 그 순간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세계 안에서 살아가는 실천자로 거듭난다. 이것은 단지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존재 방식의 변화를 뜻한다.
AI가 ‘몸’을 가지게 되면, 단순히 계산하는 지능에서 벗어나 경험하는 존재로 확장된다. 그것은 인간이 메타버스 안에서 새로운 자아를 실험하듯, AI 역시 로봇이라는 신체를 통해 인간됨의 의미를 탐색하는 존재가 된다는 뜻이다.
결국, 체현된 AI는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허문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명령 수행자가 아니라 우리의 감각과 세계를 함께 이해하는 공존자가 되고 있다. 인간과 AI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타자의 입장이 되어보는 실험’을 하고 있으며, 그 교차점에서 ‘공진화’(co-evolution)의 시대가 시작됐다.
공룡이 살던 중생대 지구의 대기에는 지금보다 최대 약 3배 많은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극심했던 화산 폭발의 영향인데, 이 같은 분석은 공룡 이빨 화석에 흔적을 남긴 당시 대기 조성을 연구해 알아낸 것이다.
5일(현지시간) 독일 괴팅겐대와 마인츠대 소속 연구진은 중생대 쥐라기 후기와 백악기 후기 대기에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가 함유돼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같은 분석은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연구진이 지목한 쥐라기 후기는 약 1억5000만년 전이다. 이때 대기에는 1200ppm의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었다.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430ppm)의 약 2.8배다. 6600만년 전인 백악기 후기에는 수치(750ppm)가 조금 줄었지만, 역시 지금보다 약 1.7배 많은 이산화탄소가 대기를 메우고 있었다.
연구진이 이같이 비교적 정확한 이산화탄소 수치를 뽑아낸 것은 독특한 방법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북미와 아프리카, 유럽에서 발견된 공룡 이빨 화석을 들여다본 것이다.
공룡을 비롯한 동물 이빨 가장 겉면에는 ‘에나멜’이라는 칼슘 성분 물질이 코팅돼 있다. 에나멜은 매우 단단해 음식물을 씹을 때 생기는 압력으로 이빨이 부서지지 않게 한다.
그런데 에나멜은 입으로 들어오는 음식물은 물론 대기 중 기체와 접촉하면서 화학적 변형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공룡 이빨의 에나멜을 정밀 분석해 쥐라기와 백악기 당시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를 알아낸 것이다.
연구진은 쥐라기·백악기 후기에 유독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았던 것에 대해 “대규모 화산 폭발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산 폭발 때 나오는 가스는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함유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공급 지역 중 하나로 현재 인도 중서부에 형성된 ‘데칸 트랩’이라는 거대 화성암 지대를 지목했다. 데칸 트랩은 6600만년 전 발생한 거대 화산 폭발의 흔적이다.
연구진은 “다량의 이산화탄소는 당시 살던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연구진은 2억5000만년 전 지구 생물의 80%가 사라진 사건인 ‘대멸종’의 원인도 이산화탄소 급증과 연관돼 있다고 보고, 당시 살았던 생물의 이빨 분석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예스24’, ‘SGI서울보증’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서비스 마비 등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랜섬웨어로 백업 시스템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7일 발표한 사이버 위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랜섬웨어 피해 사건에서 백업 시스템까지 감염된 사례는 42.9%(2023년 상반기)~44.4%(올해 상반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마다 약간의 등락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느는 추세다.
앞서 지난 6월9일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랜섬웨어 감염으로 도서 판매를 비롯한 모든 서비스가 5일간 중단된 바 있다. 약 2000만명의 회원 정보가 유출됐을 것으로 보이고 금전 피해 또한 1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오프사이트 백업 체계’가 YES24에는 구축되어 있지 않아 결국 공격자와의 협상으로 (사이트가) 정상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공격자(해커)와 협상으로 시스템이 정상화된 것에 대해 외부 보안 전문가들이 아쉬워했고 재감염 위험 등 걱정스러운 목소리도 냈다”고 짚었다. 오프사이트 백업 체계란 클라우드, 외부 저장소, 오프라인 등에 백업을 해 두는 것을 말한다. 예스24와 마찬가지로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던 ‘SGI서울보증’은 오프사이트 백업을 하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복구가 빨랐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한국인터넷진흥원 홈페이지 ‘보호나라’(boho.or.kr)의 ‘랜섬웨어 대응을 위한 데이터 백업 8대 보안 수칙’을 참고해 주요 데이터를 오프사이트에 백업해 두고 반드시 연 1회 이상 복구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 사이버 침해 신고는 전년 동기(899건) 대비 15% 증가(1034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계정 관리에 취약한 도구에 대한 공격이 늘어난 점, 침해 인지 뒤 24시간 내 신고가 기업들에 의무화된 점 때문에 신고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SK텔레콤을 포함한 정보통신 분야 해킹이 390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157건, 도소매업 132건, 기타 296건 순이었다.
유형별로 보면 서버 해킹 공격 비중이 51.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23.0%, 악성코드 감염 11.1%, 랜섬웨어 공격 7.9% 순이었다.
보고서는 또 GS25 편의점 사이트와 GS숍 홈쇼핑, 구인구직 플랫폼인 알바몬과 교통결제 플랫폼 티머니 등에서 ‘크리덴셜 스터핑’이 이어졌다면서 기업들이 다중 인증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리덴셜 스터핑은 해커들이 다크웹 등에서 수집한 계정 정보를 가지고 웹사이트에 로그인해 또 다른 정보를 빼돌리는 공격을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AI) 시대에 갈수록 고도화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이버 보안에 특화된 AI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이맘때면 언론 매체들에 오르곤 하는 기사가 있다. 동물들은 이 더위를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다루는 기사들이다. 동물원의 코끼리에게 물을 뿌려주거나 물웅덩이에 얼음을 넣어주는 것은 기본이고, 시베리아 호랑이를 위해서는 얼린 닭고기와 인공 눈까지 제공된다. 야생의 동물들 역시 각자 나름대로 더위 피하는 법이 있어서, 캥거루는 앞발을 계속 혀로 핥아서 체온을 낮추고, 두더지는 콧구멍으로 점액 거품을 불어 증발시킴으로써 열을 식힌다고 한다.
냉방 시설 없이 여름을 나야 했던 시절, 사람들은 더위를 어떻게 피했을까? 시원한 물과 바람, 해를 가릴 그늘과 제철 음식 등이 동원됐지만 폭염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그럴 때를 위해서 ‘더위를 없애는 여덟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활쏘기와 그네 타기, 투호와 바둑, 연꽃 감상과 매미 소리 듣기, 시 짓기와 발 씻기다. 대개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라기보다는 무언가에 집중함으로써 더위를 잊게 되는 방법에 해당한다. 물론 배경도 중요하다. 활쏘기는 솔숲이어야, 투호는 물가 누각이어야 제격이고, 시 짓기는 비 오는 날, 발 씻기는 달밤이라야 제맛이다.
더위를 잊는 방법에 시 짓기가 들어간 건, 온 정신을 쏟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천리 너머까지 시야에 넣으려고 눈을 부릅뜨고, 골똘히 생각하며 비비 꼬던 수염이 끊어질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도, 표현하려는 생각을 규칙에 맞는 언어에 담아내기란 대단히 어렵다. 한시뿐 아니라 모든 글쓰기는 그 난도에 비례해 더위를 잊게 만드는 힘이 있다. 또는 적당한 긴장과 함께 집중할 수 있는 책 읽기 역시, 더위를 피하는 방법의 하나다. 다산의 시처럼 마음 맑히는 좋은 구절을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베껴 써보는 것도 괜찮은 피서법이라 할 만하다.
무더위에도 실외에서 일해야 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한가로운 이야기만 늘어놓고 말았다. 다만 더위를 피하는 데에도 조금은 더 고상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런 여유를 찾는 것이야말로 사람다움의 영역이 아닐까, 그런 생각에서 나누는 글이다. 그러고 보니 이 글을 쓰느라 집중하는 동안 잠시나마 더위를 잊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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