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치PC게임 이재명 대통령님, ‘스토킹 살인’도 재난입니다 [김민아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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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스토킹 살인 등을 보라. 문자 그대로 ‘하루가 멀다 하고’ 여성이 목숨을 잃고 있다. 경기 의정부(7월26일), 울산(7월28일), 대전(7월29일), 서울(7월31일), 경남 김해·창원(8월4일)에서 여성 5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가해자는 모두 전 연인·동료·지인 등 ‘아는 남성’이다. 이들 사건 중 일부는 사전에 스토킹 피해를 신고한 경우였다. 국가는 여성 시민을 구하지 못했다.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스프링클러 가동 여부를 따지지만,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노후 건물 밀집지역인지, 필로티 구조인지, 소방검사는 제대로 받았는지 등 구조적 취약성도 살펴야 한다. 열흘 사이 무고한 여성 시민 6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 정도면 사회적 재난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검·경의 소극적 대응에 책임을 묻고, 사전 분리조치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는 당연하다. 그러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이면에 가려진 구조적 원인을 봐야 한다. 사실 가려진 것도 없다. 이미 드러나 있다. 피해자는 여성, 가해자는 친밀한 관계의 남성. 스토킹 살인·교제 폭력·관계성 범죄 같은 모호한 정의 말고 ‘젠더 기반 폭력’ ‘여성 대상 폭력’ 등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당이다. 김 전 대통령은 여성부를 신설하고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를 법제화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여성부를 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고, 호주제 폐지와 성인지(性認知)예·결산제도 도입을 이끌었다. 2000년대 중반 민주당 취재를 담당했던 나는 성평등과 여성 인권에 진심이던 민주당을 기억한다.
민주당이 경로를 이탈하기 시작한 건 안희정·박원순·오거돈 등 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성폭력·성희롱 사건 때부터다. ‘안티 페미니스트’ 이준석이 국민의힘 대표가 되자 민주당의 ‘변침’은 더 심해졌다. 이준석의 성별 갈라치기에 단호히 대응하는 대신 외면하거나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했다.
2030 여성들은 12·3 내란 이후 색색가지 응원봉을 들고 광장에 나왔다. ‘빛의 혁명’을 견인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모진 추위를 서로의 온기로 이겨낸 키세스 시위대” “오색 빛 K-민주주의”(7월13일 세계정치학회 서울총회 개막연설) 등으로 상찬했다.
‘여성’은 그럼에도 호명되지 않는다.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는 ‘대통령의 말과 글’이란 항목이 있다. 주제어를 넣어 검색이 가능한데 ‘여성’을 검색하면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8월11일 오후 6시 현재).
이 대통령은 의정부 스토킹 살인 사건을 두고 말했다. “범죄가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피해자’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는 무능하고 안이한 대처가 끔찍한 비극을 반복 초래했다. 관계 당국이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자성할 뿐 아니라,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 탁상공론으로 ‘국민’의 일상을 제대로 지키기 어렵다.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 보완에 속히 나서달라”(7월31일 수석·보좌관회의).
이 대통령의 질타는 의미있다. 통렬하다. 그러나 ‘피해자’ ‘국민’이 여성이라는 구조적 맥락은 빠져있다.
“예상할 수 있는 일들을 방어하지 않고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거죠.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닙니까.”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산업재해 발생 기업을 질타하며 한 말이다. ‘소년공’ 출신 대통령은 산재에 대한 국가적 인식과 대응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이런 말도 듣고 싶다. “국민의 절반인 여성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목숨을 잃는 비극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예상할 수 있는 일들을 방어하지 않고 사건이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거죠. 검찰·경찰과 관련 부처에 당부합니다. 여성이 폭력에 시달리다 죽음을 당하는 일이 다시 있어선 안 됩니다. 국회에도 정중히 요청합니다. 여성폭력 관련 법안들의 심의를 서둘러주시기 바랍니다.”
노동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대통령의 ‘마음’이 또 다른 약자이자 소수자인 여성들의 고통에도 가닿았으면 한다.
운전하다 길을 잘못 들면 내비게이션 메시지가 나온다. “경로를 벗어났습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이제, 경로에서 이탈했던 성평등 정책을 제자리로 되돌려놓을 때다. 최우선 과제는 1년6개월째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에 적임자를 임명하는 일이다. 여가부 장관 인사는 여성 시민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여성·젠더 정책에 대한 신념과 전문성, 추진력과 리더십을 갖춘 후보자를 조속히 지명하기 바란다. ‘실천가 이재명’이 한국 성평등 정책의 새로운 내비게이션이 되길 기대한다.
벽지의 질감, 조명의 색온도, 그리고 향기. 지금까지 인테리어를 책임져온 감각은 시각과 후각에 머물렀다. 하지만 머지않아 청각도 한자리를 차지할지 모를 일이다. 소리를 감각적 연출 요소로 활용하는 추세가 인테리어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이 머무는 거실
복고풍 카세트 플레이어와 LP가 가지런히 놓인 선반 위로 오후 햇살이 스며든다. 광고기획자 구민지씨의 거실 풍경이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MP3 재생기와 이어폰을 여러 차례 바꿔가며 음악을 들어왔다. 자취를 시작하며 크림색 마샬 스피커와 입문용 턴테이블까지 들였다.
LP가 점차 늘어나면서 그는 ‘이왕 산 거 제대로 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거실 전체를 뮤직존으로 꾸미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이베이에서 구한 샤프 오디오 시스템, 편집숍에서 구매한 빨간 카세트 플레이어, 일본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에서 직구한 CD 플레이어까지 기기마다 애정을 쏟았다. 음원 스트리밍에 익숙했던 그는 앨범 단위로 음악을 감상하며 ‘의외의 취향’을 발견해 즐거움을 누리는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홈 오디오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327억달러(약 45조4000억원)이며, 2030년까지 연평균 11%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에서는 ‘오늘의뮤직존’ ‘오디오존’ ‘뮤직존’ 등의 해시태그가 주목받고 있고, 네이버 데이터랩의 자료에서도 관련 키워드 검색량 급증 추세가 확인된다.
인테리어가 소리를 품게 된 배경에는 공간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자리한다. 사람들은 집을 단순히 쉬는 곳이 아니라 ‘살아가는 무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취향을 담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자연스레 청각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심리적 이유도 크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소리를 통해 공간의 안전과 편안함을 감지한다. 적당한 음악과 배경음은 불안을 낮추고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특히 시각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눈을 감고 듣는 음악이나 자연의 소리는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디지털 디톡스’ 방법으로 꼽힌다.
여기에 기술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오디오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며 인테리어와 음향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스피커를 매립하거나 가구와 일체화해 공간의 미학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고품질 음향을 제공하는 ‘디스크리트(Discreet)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제 뮤직존은 단순한 배경음을 틀기 위한 공간을 넘어, 공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취향과 감성을 소리로 표현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 공간만의 고유한 분위기와 기억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박선형 인테리어 컨설턴트는 “뮤직존을 조성할 때는 좋아하는 음악이나 음향 기기 선택을 넘어 공간의 용도와 사람들이 움직이는 동선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야 음악이 공간과 조화를 이루면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애 시절부터 함께 음악을 즐겨온 김지원씨 부부는 신혼집 벽 한쪽을 LP와 포스터, 선반으로 채워 작은 재즈바로 완성했다. 뉴욕에서 모은 레코드숍 소품으로 디테일을 살렸고, LP장과 선반을 직접 골라 취향을 담았다. 메인 스피커는 마샬 액톤2, 턴테이블은 데논 DP-400, CD 플레이어는 야마하 CRX-040을 사용한다.
조미연씨는 음악이 집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바랐다. 기기도 인테리어의 연장선처럼 디자인에 신경 썼다. 케이블 정리와 배치에 공을 들였고, 언제든 음악을 틀 수 있도록 위치와 동선을 고려해 접근성을 높였다. 거실에 둔 야마하 TSX-B237 올인원 오디오와 하만카돈 사운드스틱3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인테리어 오브제 역할을 한다.
추비채씨는 제네바 M사이즈 스피커와 크로슬리 턴테이블로 뮤직존을 꾸몄다. 무엇보다 가족이 다 함께 앉아 즐길 수 있는 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해 스타일링했다. 최근에는 시네마 빔으로 영상과 소리를 더해 ‘감성 극장’을 완성했다. 주말마다 가족이 음악을 듣고 다과를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 시간이 늘어났다.
두 달 만에 또 다시 먹통이 됐던 국내 최대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약 7시간 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두 달 사이에 두 차례나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예스24의 보안 체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예스24는 11일 오전 11시20분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금일 발생한 서비스 장애는 11시20분경 복구되어 모든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접속 및 이용 가능한 상태임을 안내드린다”면서 “이용에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예스24는 이날 오전 4시30분쯤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접속이 모두 차단됐다. 예스24는 시스템을 긴급 차단한 뒤 백업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예스24는 지난 6월9일에도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가 사고 발생 5일 만에야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재개한 바 있다. 당시 예스24는 해킹당한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즉시 알리지 않은 데다 사고 발생 일주일 후에야 공식 사과를 하는 등 부실한 대응으로 도마에 올랐다.
예스24는 회원 수가 2000만명 수준인 국내 최대 규모 인터넷서점으로 도서 이외에 음반·DVD·문구 등을 판매하고 각종 공연 관람권 거래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어 서비스 중단 시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예스24가 지난번 해킹 공격 사태를 미온적으로 해결한 탓에 또 다시 해커들의 먹잇감이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스24는 지난 6월 랜섬웨어 공격자에게 가상자산을 협상 대가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공격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상반기 사이버 위협 동향 보고서’는 예스24의 경우 “결국 공격자와 협상으로 시스템이 정상화된 것에 대해 외부 보안 전문가들의 많은 아쉬움과 재감염 위험 등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면서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랜섬웨어 감염에 대비해 주요 데이터를 외부 저장소, 클라우드 등에 저장하는 오프 사이트 백업 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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