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관세, 외교에서 큰 효과 없다···러시아·인도 꿈쩍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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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큰 문제(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지렛대 삼아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그는 러시아가 시한 내에 휴전 협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무역 상대국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6일에는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한다는 이유로 인도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인도 등은 ‘관세 폭탄’ 위협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지 않다. 인도는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에도 러시아 석유 수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러시아에 관세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정책에 의문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취재진에게 “(관세가) 러시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계속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유럽 및 러시아 담당 수석 이사였던 피오나 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일도 하고 싶어하지 않으므로 원유 수입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했다.
전직 국무부 관리인 에드워드 피시먼은 전 세계 수입 시장에서 미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 관세 정책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 수입의 13% 정도만 차지하므로 관세를 부과받는 국가 중 일부는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보다 금융제재가 국가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관세 부과 정책은 오히려 미국 내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관세는 상품을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이 부담하게 되며 (기업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외교 협상에서 효과를 거둔 사례가 없지는 않았다. 콜롬비아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받고 미국에서 추방된 이민자들을 수용했다. 지난달 태국과 캄보디아도 “관세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이후 국경에서 벌어진 분쟁을 멈췄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가 대대적인 공장 혁신 작업을 통해 전동화에 본격 시동을 건다. 지난 4월부터 미국 정부가 부과하기 시작한 자동차 및 부품 관세의 충격으로 지난 2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데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오는 9월30일)까지 앞두고 있어 포드로선 일종의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포드는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던 켄터키주 루이빌의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개조해 ‘가성비 전기차’ 트럭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개조 작업에는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가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서 기존 전기차보다 부품 수를 20% 줄이고 생산 속도도 15% 향상한 새 ‘범용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해 2027년부터 중형 4도어 전기 픽업트럭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질 전기 트럭은 기본 가격이 3만달러(4200만원)부터로,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저가 차량과도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거라고 포드는 밝혔다.
포드의 기존 인기 모델인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의 경우 기본 가격이 5만5000달러(7600만원) 수준이다.
새 플랫폼은 이외에도 저렴한 차량 제품군에 두루 적용될 전망이다. 포드는 새 제품에 들어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미국에서 생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공장 혁신을 20세기 초 컨베이어 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자동차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시기에 비유하며 ‘모델 T’의 순간이라고 지칭했다. 모델 T는 포드 창립자인 헨리 포드가 1908년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도입해 처음 대량 생산한 모델로, 20세기 자동차 대량 생산과 소비의 시대를 열었다.
팔리 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매우 어려운 과제에 대해 과감한 접근 방식을 취했다”며 “디자인, 혁신, 유연성, 공간, 주행 성능, 유지비 등 모든 면에서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저렴한 차량을 만들고, 이를 미국 노동자들과 함께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죽음의 문턱에서 생환한 날이다. 망명객 김대중은 일본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납치되어 죽을 고비를 두 차례나 넘겼다. 약술하면 이렇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은 더 이상 선거로는 승산이 없자 1972년 10월17일 친위쿠데타를 일으켰다. 1971년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은 박정희의 권력욕을 간파했다. “이번에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이 나라는 박정희씨의 영구집권 총통시대가 온다.” 예언은 적중했다. 박정희는 병영국가를 획책했다. 김대중은 이에 맞서 ‘망명 투쟁’을 선택했다. 권력은 최대의 정적 김대중을 제거하기로 했다. 1973년 8월8일, 중정 요원들이 일본 도쿄 그랜드팰리스 호텔에서 김대중을 납치, 객실로 끌고 갔다. 하지만 살해하기 직전 목격자가 나타나 실패했다. 다시 김대중을 바다 한가운데서 익사시키려 했다. 칠성판 위의 송장처럼, 김대중을 판자 위에 눕히고 밧줄로 결박했다. 쇳덩이를 달아 바다에 던지면 끝이었다. 김대중은 상어에게 하반신을 뜯긴다면 상반신만으로라도 살고 싶었다. 그때 예수님이 나타났다. “살려주십시오, 우리 국민들을 위해 할 일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배가 미친 듯이 달렸다. 폭음이 들려오고, 비행기가 나타났다. 구사일생이었다. 박정희의 지시로 이후락 부장이 지휘했던 살해미수 사건이었다. 8월13일 밤, 저들은 김대중을 동교동 집 앞 골목에서 풀어주었다. 망명 생활 10개월, 납치된 지 5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김대중은 생전에 이 생환일을 각별하게 챙겼다.
<김대중 망명일기>(1972년 8월3일~1973년 5월11일)가 새로 발견되어 최근 책으로 묶여 나왔다. 박명림 김대중도서관장은 “밖의 격동과 안의 고요가 만나고, 외적인 고난과 내면의 간구가 만나는, 자기 승화의 과정이 오롯이 기록되어 있다”고 받들었다. 감히 덧붙인다면 김대중은 일기를 통해 망명지에서의 하루하루를 신과 역사에 고(告)한 것으로 보인다.
단장(斷腸)의 심정으로 쓰겠다 했지만 문장은 대체로 건조하다. 망명객에게 드리운 검은 그림자나 코트 속에 감춰둔 고독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고립무원의 이국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했던 순간들이 담겨 있다. 나는 김대중이 지닌 긍정의 에너지는 그가 믿는 하느님과 국민, 그리고 역사에서 생성되었다고 생각한다. “긴 악몽은 있어도 영원한 악몽은 없다.”(1972년 12월2일) “박정희씨와 나의 싸움은 기필코 나의 승리다. 그가 민중을 배반 유리하고, 내가 그들을 경애 봉사하는데 어찌 정의와 하늘이 나를 버리겠는가.”(1973년 2월8일)
김대중은 자신이 어디에 있건 내일을 준비했다. 집권하면 국가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 끊임없이 탐구했다. 훗날 감옥에 있을 때도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읽고 정보기술(IT)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했다. 묻고 점검하고 또 확인했다. 그래서 그의 정책에는 빈틈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망명일기에서도 정책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정권을 잡을 때까지는 이데올로기 또는 대의명분을 높이 걸고 이를 대중적으로 설득하고 선동하기 위한 웅변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일단 집권하면 이러한 대의명분과 더불어 구체적으로 대중의 생활을 향상시키고 국가의 발전을 성취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 정책은 국제, 국내의 정확한 정보와 과장 없는 숫자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입각하여 아주 실제성이 있어야 한다. 만일 여기에서 실패하면 정치가의 말로가 시작되는 것이며 민중은 이반할 것이다.”(1973년 4월4일)
정확한 정보와 사실에 입각한 실제성이 있는 정책! 김대중은 집권 후에 단단하게 익은 정책들을 펼쳐나갔다. 햇볕정책, 기초생활보장법, 전자정부, 4대보험 도입,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의약 분업… 김대중표 정책은 지금도 빛나고 있다. 김대중은 감성적이고 추상적인 용어를 경계했다. 미문(美文)과 지나친 비유도 멀리했다. 그래서 연설문은 쉬우면서 분명했다. 지도자의 말이 반듯하고 뜻이 분명해야 국정이 흔들리지 않는다. 정책이 부실하면, 그래서 자신이 없으면 감성과 추상을 동원한다. 감성과 추상에는 악마가 숨어 있다.
광복 80주년이다. 이재명 정부는 과연 ‘빛의 혁명’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웅변의 시간은 지나고 정책의 시간이다. 새 정부의 정책이 무엇인지, 광복절 기념사를 주목한다.
강원 춘천시는 11일부터 ‘수소 시내버스’를 정식 운행한다고 10일 밝혔다.
15번 노선에 투입될 예정인 ‘수소 시내버스’는 48인승 저상버스로 장애인과 고령자 등 교통약자의 접근성과 안전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1회 충전으로 최대 550㎞를 주행할 수 있다.
‘수소 차량’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해 주행 중 공기를 정화하고 물만 배출하는 청정 교통수단이다.
소음과 진동이 적고 배출가스도 없어 시민의 체감 만족도 역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춘천시는 수소 승용차 보급과 수소충전소 확충 등 수소 모빌리티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해왔다.
지난 7월 동내면 학곡리에 수소교통복합기지를 준공한 데 이어 수소 버스 도입까지 이어지면서 대중교통 분야의 친환경 전환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춘천시 관계자는 “내년까지 노후 내연기관 버스를 수소 버스로 전면 교체하고, 지속 가능한 교통체계를 구축해 도시 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을 함께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다리가 떨릴 때 말고, 가슴이 떨릴 때 여행 가라”는 말이 있다. 여행은 설렘이나 열정이 있을 때 가야지, 다리가 떨릴 때면 이미 늦었다는 뜻일 것이다. 혹은 망설임과 두려움에 다리를 떨지 말고, 가슴이 뛸 때 과감히 도전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인생에서 행동의 타이밍과 동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나는 여행이 주는 설렘을 좋아한다. 어릴 적 소풍 갈 때면 너무도 설레어 잠 못 이루곤 했다. 나는 여행 갈 곳에 대한 정보를 얻는 과정 또한 즐긴다. 여행 책자, TV 속 여행 프로그램이나 여행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며 마치 그곳에 다녀온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해 알아가면서 나의 마음은 어릴 적 소풍 때처럼 설렌다.
나이가 들어 몸이 불편해지면서 여행은 점점 힘들어진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여행을 포기하는 이들도 많다. 동행이 없어 혼자 떠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좁은 생활 공간에 자신을 가두게 되며, 여행의 설렘은 추억 속에만 남는다. TV 여행 프로그램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도 하지만, 이는 금세 수동적 시청으로 변질돼 무료해지기 쉽다. 이럴 때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여행이다.
VR 고글을 쓰는 순간 거실을 벗어나 가상세계로 들어간다. 푸른 바닷속으로 몸을 던져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고, 눈 덮인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며, 그랜드캐니언의 골짜기를 비행기로 날아다닌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올라가볼 수도 있고, 이탈리아 돌로미티에서 걷기 여행을 할 수도 있으며,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가상세계를 즐기면서 해맑게 웃으며 손을 뻗는 모습은 마치 아이처럼 순수하다. 마음속 설렘이 깨어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에이지랩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한 요양시설 노인들이 2주간 VR로 여행·휴식 영상을 본 뒤 TV로 같은 영상을 본 노인들보다 건강 인식, 신체적 웰빙, 긍정 정서가 더 크게 향상됐다.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감도 완화됐다.
한국에서도 2022년부터 1년간 20개 장수 마을에 사는 60~100세 노인 540명이 계곡, 바다, 숲, 꽃길 같은 자연 풍경을 360도 영상으로 담아낸 몰입형 VR을 체험했다. 70%가 넘는 노인들이 스트레스가 줄고 우울감이 완화됐다고 한다. 특히 60대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70대는 VR의 효과가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무엇보다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는 응답이 크게 늘었는데, 연구자들은 이를 장수와도 연결 지었다.
VR 서비스는 집에서 즐길 수도 있지만, 복지관이나 요양원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공공 영역에서 VR 체험은 제한적이다. 장비와 콘텐츠를 구비하고, 체험을 도와줄 인력을 배치한다면 신체적 제약이나 경제적 이유로 여행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사회적 연결과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마음을 뛰게 하는 ‘설렘의 여행’을 선물할 수 있다. 공공 영역에서 VR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설렘은 노년기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바람 소리를 듣고, 파도에 몸을 맡기며, 가본 적 없는 곳의 공기를 상상하는 일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나이가 들면 여행이 어렵다고 말하지만, 세계를 향한 호기심과 새로운 풍경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늙지 않는다. 다만 그 방법이 바뀔 뿐이다.
VR이 실제 여행의 모든 감각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여행을 포기하지 말자. 실제로 여행을 떠날 수 없더라도, 누워서 바다로 뛰어들 수 있고, 의자에 앉아 산 정상에 설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발걸음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다. 설렘은 주름보다 오래가고, 여권보다 자유롭다. 나이 들어도 설렘만큼은 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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